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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해진 성유진, 스토리까지 더해진 감동 우승

강원도 춘천 =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5.22 08:08 수정 2023.05.22 09:50

대회 역대 최소홀인 109홀 만에 우승 확정

조아연-임희정-박현경 등 동기생 모두 꺾어

성유진 우승. ⓒ KLPGA

생애 첫 매치플레이 우승이자 개인 통산 2승째를 거머쥔 성유진(23, 한화큐셀)에게는 '늦게 핀 꽃'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성유진은 21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라데나CC에서 열린 'KLPGA투어 2023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박현경과의 결승서 15번홀 만에 우승을 확정, 우승 상금 2억 2500만원을 획득했다.


이 자리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던 성유진이다. 2018년 프로 전향 후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1부 투어에 뛰어들었으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하필이면 데뷔 동기들이 신인 첫해부터 펄펄 날았다. 2019년 신인왕인 조아연(2승)을 비롯해 임희정(3승), 박현경은 지금도 1부 투어를 주름잡는 강자들이며 이소미, 이승연, 이가영 등도 성유진보다 한 발 앞서나갔다.


그러나 성유진은 묵묵히 자기 길을 걸었다. 지난해 롯데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이번 매치플레이에서는 공교롭게도 조아연, 임희정, 박현경을 모조리 꺾는 서사를 써냈다.


성유진은 우승 후 인터뷰서 "단 한 번도 그들을 앞선 적이 없다. 어릴 적부터 그들은 나와 다른 수준의 선수들이었다"며 "나만의 스타일로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 살았더니 이렇게 좋은 날이 왔다"라고 웃었다.


2017년 이후 매치플레이 우승자 소화 홀 수. ⓒ 데일리안 스포츠

매치 플레이 대회 역사상 최소홀을 치르고 우승한 선수로도 등극했다. 그만큼 상대를 압도한 힘이 대단했다는 뜻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매치플레이는 64강 토너먼트 방식을 유지하다 지난 2017년부터 지금의 조별리그를 거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우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5일간 총 7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경기가 접전으로 이어져 18번홀까지 모두 돌았다면 126홀을 소화하게 되고 혹시라도 연장전을 맞이했다면 더욱 큰 체력소모를 피할 수 없다.


2017년 이후 챔피언들 가운데 가장 적은 홀을 소화하고 우승을 차지한 이는 2017년 박인비(111홀)다. 반면, 가장 많은 홀을 소화했던 챔피언은 지난해 홍정민(125홀). 하지만 성유진은 박인비의 기록을 2홀이나 줄였고 109홀을 돈 뒤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지난달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멘탈'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성유진은 이제 1부 투어에서 그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목표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성유진은 "일단 2주 뒤 열릴 롯데 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서고 메인 스폰서인 한화 측이 주최하는 한화클래식에서 우승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성유진 우승. ⓒ KLPGA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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