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리와인드(82)] ‘나쁜 엄마’ 배세영 작가, 웃음과 감동의 ‘조화’
입력 2023.05.21 11:18
수정 2023.05.21 11:18
‘극한직업’의 배세영 작가, 드라마로 영역 넓혀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2007년 개봉한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부터 ‘바람바람바람’, ‘극한직업’, ‘스텔라’, ‘인생은 아름다워’ 등 다수의 영화의 각본을 맡았던 배세영 작가가 현재 방송 중인 ‘나쁜 엄마’를 통해 드라마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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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또는 휴먼 드라마를 주로 집필하던 장기를 살려 ‘나쁜 엄마’에서도 웃음과 감동을 오가며 편안한 재미를 선사 중이다.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 분)과 아이가 돼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려나가며 8% 내외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까지. ‘힐링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으며 드라마 작가로의 가능성도 훌륭하게 증명 중이다.
◆ ‘빈틈’ 있어 매력적인 캐릭터들…배 작가의 공감 가득한 웃음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천만 작가’가 된 배 작가는 꾸준히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실력을 쌓아왔다.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는 물론, ‘바람바람바람’, ‘극한직업’ 이후 집필한 ‘스텔라’까지. 다수의 작품들이 코미디에 기반을 둔 영화였던 것.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에서는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패러디한 제목처럼, 소설에서 일부 가지고 온 설정 등을 비틀어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소설에서는 하숙집에 묵던 선생님과 젊은 과부의 사랑 이야기를 어린 딸의 시선에서 풀어냈다면, 영화에서는 선생님이 아닌 사기꾼이 과부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다뤘다.
진정한 사랑과 사기꾼의 연기 사이, 주인공들의 감정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전개부터 둘 사이를 훼방 놓는 딸 옥희의 귀여운 활약 등 익히 알던 이야기를 새롭게 전개해 나가며 유발되는 흥미가 있었다. 설정 자체의 재치에 과하지 않게 터지는 웃음들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를 선보였었다.
극단적 상황에서 과한 시도를 통해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 편하게 몰입하다 보면 터지는 소소한 웃음은 배 작가 코미디만의 강점이 됐다.
여기에 의도는 불순했지만, 시종일관 빈틈을 보이며 관객들의 응원을 자연스럽게 끌어낸 사랑방 선수 덕근(정준호 분)처럼, 우리 주변에서 볼 법한 ‘짠한’ 인물들의 고군분투 통해 ‘공감 가능한’ 웃음을 선사하는 것도 배 작가만의 매력이었다.
‘바람바람바람’에서는 ‘불륜’을 소재로 다소 모자란 구석이 있지만, 마냥 밉지 않은 주인공들의 활약을 유쾌하게 풀어나가며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었다.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 역시도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는 형사들의 활약을 색다르게 풀어내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낸 작품이었다.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형사와 치킨집 사장을 오가는 엉뚱한 활약 끝에 멋지게 반전을 써내는 모습에서 웃음과 쾌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 배 작가였다.
드라마 초반까지만 해도 영순, 강호의 엇갈리는 관계, 그리고 강호의 사고를 둘러싼 숨겨진 비밀까지. 다소 어두운 내용을 담던 ‘나쁜 엄마’ 역시도 강호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7살 아이가 되면서부터는 기분 좋은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강호의 순수한 얼굴은 물론,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헌신하는 영순, 그리고 어려움을 겪는 두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조우리 마을 사람들의 배려 등 ‘힐링 드라마’의 면모를 유쾌하게 보여주면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강호의 사고에 대한 전개가 채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억울하게 죽은 영순의 남편, 즉 강호 아빠에 대한 복수도 남아있다. 그러나 강호와 조우리 마을 쌍둥이의 엉뚱한 활약이 주는 웃음과 우리네 이야기 같아 더욱 공감 가는 모자의 따뜻한 사랑이 어떤 여운을 남길지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