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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사태' 와중 이재명 수박 '와그작', 민주당 지지층 '와지끈'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5.19 00:05
수정 2023.05.19 06:55

李 수박 먹자 개딸 '수박 처단 시그

널' 반색…징계안 발의에 '문자폭탄'

'비명' 이원욱 "이재명, '재명이네 마

을' 이장 그만둬라"…분열 우려 점증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왼쪽)의 수행비서인 김남국 현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 행사장에서 어깨띠를 걸어주고 있다. ⓒ뉴시스

'김남국 코인 논란'으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분열 위기가 지지층을 둘러싼 갈등으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이 김 의원을 적극 옹호하면서 당을 향한 국민적 시선이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강성 지지층에 기댄 정치가 계속될 경우 실제로 당이 찢어질 수도 있단 목소리까지 내놓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8일 CBS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 이장으로 계시는데 이원욱 의원이 의총 때 '이장 좀 그만두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재명이네 마을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개딸들이 주로 활동하는 팬카페로 최근 코인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을 두둔하고 있다.


조 의원이 이미 나흘이나 지난 14일 쇄신 의총에서 등장한 이 의원의 목소리를 꺼내든 건 최근 '재명이네 마을'에서 주로 활동하는 개딸들의 메시지가 점점 과격해지고 있어서다. 이들은 김 의원이 이 대표를 지키는데 앞장섰던 만큼 최근 불거진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은 흠결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그를 적극 옹호하는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개딸들은 '재명이네마을'에는 전날 민주당이 국회 윤리특위에 제출한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발의한 의원들 명단을 공유하고 이들을 향한 '좌표 찍기'와 문자·전화폭탄 공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개딸들은 전날 민주당이 공개한 징계안 발의에 김 의원과 '처럼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황운하·유정주·민병덕·최혜영 의원 등이 참여했단 사실에 더 분노하는 모양새다.


또 개딸들은 김 의원을 비판한 이들에 대한 공격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던 민주 청년 정치인 8명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 모든 위원장 직위해제를 요구합니다'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6일 만에 2만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개딸들은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저희 민주당원은 김남국 의원의 출당을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청원을 올려 6일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만명이 넘는 인원의 동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청원 게시자는 "김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투자를 한 것이고 그에 대한 수익을 벌어들였을 뿐"이라며 "청년들이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을 이유로 출당하라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청년농업인 현장간담회에 앞서 수박을 먹고 있다. ⓒ뉴시스

심지어 개딸들은 이 대표가 지난 16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 농업 현장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 대표가 수박을 처단하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까지 내고 있다. '수박'은 강성 지지자들이 당내 합리적인 인사들을 겨냥해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의미로 폄훼하는 용어다.


더 큰 문제는 개딸들의 지지세를 악용하려는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14일 손혜원 전 의원은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 의원은 내가 살린다, 총선을 기대해달라"라며 "(김 의원의) 공천은 탈락된 것이나 (마찬가지고), 민주당에 기어들어가서 뭐하냐"라고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손 전 의원의 발언이 '지지자 결집'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KBS라디오에서 "(손 전 의원은) '비례정당이라도 만들어서 국회의원 만들겠다' 이런 식으로 또 극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전략으로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원석 정의당 전 정책위의장도 CBS라디오에서 "'개딸'들의, 강경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발산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개딸들의 행태가 당 분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들을 향한 비판은 원내외를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지지를 표현하는 건 좋은데 한 사람만을 위해 당을 흔드는 모습이 나오니까 문제"라며 "강성 지지층들의 이 같은 행태 때문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지 않을 정도로 트라우마를 갖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개딸들도 김 의원을 비난한 원외 이동학 전 최고위원 등을 뭐 8적, 7적 해서 공격한다. 이것도 나쁘다"며 "사과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입법, 재산신고 그리고 전수조사 이런 세 가지 방향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그래도 민주당이 반성하고 나가는구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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