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 벼락골’ 전북, 수중혈투 속 서울과 무승부
입력 2023.05.05 19:08
수정 2023.05.05 19:08
김상식 감독 자진 사임 이후 첫 경기서 서울과 1-1로 비겨
11초 만에 득점 올린 구스타보, K리그 최단 시간 골 타이기록
올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에 빠진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김상식 감독 자진 사임 이후 치러진 첫 경기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 맞대결서 1-1로 비겼다.
올 시즌 초반 전북의 분위기는 최악이다. 시즌 전 울산과 함께 ‘양강’으로 지목됐지만 현실은 10위에 머물며 강등을 걱정해야 될 처지다.
특히 전북은 최근 두 경기에서 승격팀 대전하나시티즌과 하위권 강원FC에 연달아 패하면서 위기감이 더욱 커졌고, 결국 김상식 감독이 4일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김두현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전환한 전북은 부담스러운 서울 원정길에 올랐다. 지난 시즌 하위스플릿에 머물렀던 서울은 올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2위에 오르며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지난 2017년 7월 이후 서울을 상대로 17경기 연속 무패(13승 4무)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날도 전북은 경기 시작 11초 만에 구스타보의 벼락 선제골로 앞서 나가며 기세를 올렸다. 자신들의 진영에서 패스를 돌리던 서울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구스타보가 공을 가로채 페널티박스 안까지 진입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구스타보의 득점은 K리그 최단 시간 골 타이기록이다. 이전에는 2007년 5월23일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방승환이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11초 만에 득점을 기록했다.
구스타보의 벼락 선제골로 앞서나간 전북은 전반 28분 서울 임상협에게 실점을 내주는 듯 했지만 득점 장면 이전에 핸들링 반칙이 선언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하지만 6년 만에 전북전 승리를 노린 홈팀 서울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내내 전북을 압박한 서울은 후반 32분 나상호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동진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동점을 이뤘다.
이후 양 팀 모두 역전을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고, 99번째 전설 매치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3만7008명의 관중이 찾아와 올 시즌 뜨거운 K리그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