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안정환·이승우 울렸던 세리에A서 한국인 최초 우승 쾌거
입력 2023.05.05 08:57
수정 2023.05.05 08:57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나폴리 리그 우승 견인
세리에A 진출 첫 시즌 만에 주전으로 도약하며 맹활약
한국 선수의 유럽 빅리그 우승은 박지성, 정우영 이어 세 번째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나폴리는 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2022-23 이탈리아 세리에A 33라운드 우디네세와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승점80(25승 5무 3패)이 된 나폴리는 2위 라치오(19승 7무 7패·승점 64)와 승점 차를 16으로 벌리며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나폴리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은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이다.
이날도 주전 센터백으로 나선 김민재는 풀타임 활약하며 나폴리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지난해 여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로 이적하며 유럽 5대리그를 밟은 그는 첫 시즌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며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김민재가 활약한 나폴리는 올 시즌 리그 최소 실점(23골)을 기록하며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특히 코리안리거들에게 쉽지 않았던 세리에A 무대서 이적 첫 시즌 만에 주전으로 도약하며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의미가 크다.
한국 선수들의 이적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등과 달리 세리에A 무대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는 적었다.
과거 2000년 ‘테리우스’ 안정환이 이탈리아 페루자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 선수로는 첫 세리에A 진출 선수가 됐고, 이후 ‘코리안 메시’ 이승우(수원FC)가 2017년 엘라스 베로나에 입단해 잠시 활약한 게 전부였다.
하지만 안정환은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골든골을 넣은 뒤 구단주 눈 밖에 나며 방출됐고, 이승우는 14경기서 1골을 넣으며 적응에 실패했다. 이후 소속팀이 2부로 강등되면서 더 이상 세리에A 무대를 밟지 못했다.
김민재는 달랐다. 수비가 가장 강한 리그, 즉 수비수가 살아남기 쉽지 않은 무대서 그것도 아시아 선수가 팀의 리그 33경기 가운데 32경기에 선발로 나와 매 경기 풀타임 가까이 소화하며 팀의 조기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5대 ‘빅 리그’에서 한국 선수가 리그 우승을 맛본 것은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시절의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에 이어 김민재가 세 번째다.
박지성 디렉터는 맨유의 2006-07, 2007-08, 2008-09, 2010-11시즌 EPL 우승을 차지했고, 정우영은 2018-19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뮌헨 시절 출장 시간 자체가 많지 않아 우승 멤버라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역대 한국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는 손흥민(토트넘)조차도 없는 리그 우승 경험을 김민재는 불과 세리에A 진출 한 시즌 만에 해내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