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한인가게 폐업합니다'…뉴욕 한복판서 벌어진 일
입력 2023.05.02 05:17
수정 2023.05.02 05:17
작은 샌드위치 가게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한데 뭉쳤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4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며 운영해온 한인 사장의 '송별회'를 위해서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폭스5 뉴욕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욕 웨스트 44번가에서 샌드위치와 수프 등을 판매했던 김민(71)씨의 가게 '스타라이트 델리'(Starlite Deli)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폐업했다.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이 가게의 마지막 영업 날 브로드웨이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모여 김 씨 부부의 은퇴를 기념하는 헌정무대를 만들었다.
이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며 김 씨에게 가게 전경 사진에 감사 메시지를 적은 액자와 함께 1만7839달러(약 24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부부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김 씨 부부는 눈물을 글썽이며 가게를 찾아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1984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39년 간 새벽 6시에 가게 문을 열고 14시간 샌드위치를 팔았던 김 씨는 '미스터 M(Mr. M)'으로 불렸다. 그의 가게는 브로드웨이를 오가는 사람들은 물론 배우들까지 사로잡았다.
뮤지컬 '알라딘'에서 지니를 연기해 토니상을 받은 배우 제임스 먼로 이글하트는 폭스5 뉴욕와의 인터뷰에서 "첫 브로드웨이 공연에 이곳에 왔다. 이곳은 가야만 하는 곳이다"라고 말하기도.
브로드웨이에서 일하는 한 극장 매니저는 CBS 뉴욕에 "그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우리 모두 그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제작자 닉 포레로는 "김씨는 이 업계에서 전설적인 인물"이라며 "우리 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씨가 폐업을 결정한 이유는 비싼 임대료와 고령 때문으로 알려졌다. 1952년생인 김 씨는 올해 한국 나이로 71살이다. 그는 "은퇴할 시간"이라며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