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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급증에도 반대매매 ‘쏙’…진화하는 개미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3.04.19 14:39
수정 2023.04.19 22:02

신용융자 잔고 20조 돌파 눈앞…반대매매 35%↓

쏠림 완화시 변동성 우려↑…“리스크 제고 시점”

ⓒ게티이미지뱅크

개인투자자의 매매 전략이 ‘고위험·고수익(하이리스크·하이리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 우려에도 대규모 손실은 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증시 내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7일 기준 19조79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22일(19조5308억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연초 대비 18.1%(2조9997억원) 오른 수치다.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으나 반대 매매는 오히려 줄고 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 규모는 120억원으로 지난 2월28일(107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이 날만 예외적으로 반대매매가 적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일에서 17일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151억원으로 전월 대비 35.5%(83억원)나 감소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 후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 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해 강제로 일괄 매도 처분 되는 것을 말한다. 반대매매가 적다는 것은 개인이 사들인 종목의 낙폭이 그만큼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대매매가 줄고 있으나 투자 여건이 좋은 것은 아니다. 공매도가 몰리며 하방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이달 3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31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2001년 관련 정보를 수집한 이래 최대치다.


최근 3개월 반대매매 추이. ⓒ금융투자협회

이 같은 악조건에도 개인의 빚투 성공률이 높은 데는 2차전지 종목에 수급이 몰린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에 대항해 종목토론방을 중심으로 투자자들 간 연대가 강해지고 있는 점도 수급 쏠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네이버를 제외하면 모두 2차전지주가 차지했다. 개인은 포스코홀딩스 한 종목만 2조5694억원이나 순매수했고 에코프로와 앨앤에프도 각각 2815억원, 2038억원 순매수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의 상승세가 지속하며 수익을 거두고 있으나 투자 쏠림 완화 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 뿐만 아니라 매도금액을 늘리고 있어 개인의 수급 여력이 힘에 부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포스코홀딩스와 에코프로를 각각 2조4361억원, 1593억원 순매도했고 기관도 엘앤에프(1799억원)와 포스코홀딩스(1625억원), 에코프로(1324억원) 등을 대거 정리했다. 이에 반대매매 리스크를 제고할 시점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장이고 주도 종목의 이격도가 150%를 넘어 과열이라 생각한다”며 “외국인의 방향성은 이제 배터리 밸류체인이 아니라 반도체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대차거래 잔고 비중이 32.2%에 달해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일반적으로 대차잔고 증가는 공매도 증가에 선행한다고 받아들여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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