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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안보가 대만의 운명에 달렸다"… 뉴욕 도착 차이 총통 호소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3.03.30 20:17 수정 2023.03.30 21:52

중미 순방길에 나선 차이잉원 대만 총통(가운데)이 29일(현지시간) 경유지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중미 순방길에 오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9일(현지시간) 경유지인 미국 뉴욕에 도착해 “세계 안보가 대만의 운명에 달렸다”고 호소했다. 국공내전이 끝난 뒤 전·현직 대만 총통을 통틀어 74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방문하고 있는 마잉주 전 총통은 일본군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시설을 찾아 헌화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미국 뉴욕의 숙소인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연회 연설을 통해 "대만은 민주주의의 최전선에 있다"며 "대만 국민이 단결하면 할수록 대만은 물론 세계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지난 몇 년 동안 위협에 직면했을 때 도발하지도 않지만, 굴복하지도 않을 것임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며 "대만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으며 대만의 가치와 생활 방식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이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투자한 것은 미국과 대만 간 경제협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대만의 기술적인 강점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강조했다. 첫날 연회에는 필 머피 미국 뉴저지주지사와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대표부 대표, 로라 로젠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 등이 참석했다.


차이 총통이 머무는 뉴욕 숙소 주변에선 성조기와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 등을 든 대만 교민들의 환영 시위와 중국인들의 반대 시위가 동시에 열렸다. 뉴욕에서 이틀간 머물게 되는 그는 체류 이틀째인 30일 저녁 미 정책연구기관인 허드슨 인스티튜트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며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차이 총통이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날 경우 "결연한 반격"을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30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또 다시 날을 세웠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며 중국과 미국 양국 관계의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밝히고 "엄정하게 항의하며 강렬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앞에서 중국인들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함정 4척이 전날 오전 6시부터 30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 해역에서 포착됐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군은 해당 해역에 자국 함정들을 파견해 중국군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지대함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등 대응 조치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앞서 차이 총통이 순방을 떠나기 전날인 28일에도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해역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16대와 군함 4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30일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해역에서 인지한 중국군 군용기는 341대, 군함은 109척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방문 중인 마 전 총통은 이날 난징대학살 피해자 추모시설을 찾아 헌화하고 글을 남겼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그는 장쑤성 난징의 난징대학살 희생동포추모관을 방문해 방명록에 역사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歷史絶不可遺忘) 7자를 남겼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12월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민간인과 군인을 살해한 사건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는 당시 일본군이 6주 동안 30만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공식 추산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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