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술핵, 김정은이 직접 공개…대대적 실전 배치되나
입력 2023.03.29 04:30
수정 2023.03.29 07:51
전술핵 부대, 동·서부 전선서
중부 전선까지 확대될 듯
"핵물질·핵무기 생산 박차"
북한이 한국에 대한 전술핵 공격 의지를 거듭 피력해온 가운데 처음으로 전술핵탄두 및 관련 무기체계를 공개했다.
각종 훈련을 통해 '핵무기 종합 관리 시스템'을 반복 검증하고 있는 데다 핵물질·핵무기 대량생산까지 예고한 만큼, 전술핵무기의 대대적 실전 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28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며 사진 9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핵무기연구소 △미사일총국 간부 8명과 함께, 전술핵탄두 10기와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3종이 전시된 공간을 둘러봤다.
특히 전술핵 10기가 나란히 전시된 벽면에 걸린 액자에는 '화산-31'로 명명된 전술핵탄두의 투발수단(미사일) 8종이 제시됐다. 8종 가운데 글자 식별이 가능한 미사일은 △600mm 초대형방사포 △무인잠수정 해일 △화살-1 △화살-2 등 총 4종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소형화·경령화 기술 증명을 위한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전술핵탄두를 공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6차 핵실험을 앞두고 핵탄두를 추정 물체를 공개했던 북한이 같은 과정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북한이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무기체계로 600mm 초대형방사포 등을 제시한 만큼, 핵무기 소형화·경량화 기술을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공개된 사진을 토대로 전술핵탄두 직경이 500mm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술핵 무기체계에 포함된 '화살-1' '화살-2' 순항미사일의 경우, 지난 22일 핵탄두 장착을 가정한 공중폭발 실험까지 진행된 바 있다. 전술핵 탑재는 물론 전술핵을 공중폭발시키는 역량까지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중부 전선 미사일부대는 전날 전술핵 탑재를 가정한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공중폭발 관련 '시범교육 사격훈련'을 갖기도 했다. 북한 핵미사일 관련 훈련이 동·서부 미사일 부대를 중심으로 진행돼온 만큼, 중부 전선까지 전술핵 운용부대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기술력과 별개로 북한은 핵무기 종합관리 체계인 '핵방아쇠'를 도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 훈련에서 과학성·믿음성·안전성이 엄격히 검증된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 체계 '핵방아쇠'의 정보화 기술 상태를 료해(파악)했다"며 "준비된 핵반격 작전계획과 명령서들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8일부터 이틀 동안 김 위원장 지도하에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 훈련을 벌이며 "핵공격 명령 인증 절차와 발사 승인 체계 등 기술적·제도적 장치들의 가동 정상성과 안전성을 검열하고. 그에 따르는 행동 조법(절차)들을 반복적으로 숙련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핵반격 훈련' 외에도 각종 핵미사일 발사 훈련 때마다 '핵공격 명령 인증절차 및 발사 승인체계' 숙달을 강조하고 있다.
남측 비행장·항구·대도시 등에 대한 전술핵 공격 의사를 피력해온 북한이 관련 작전계획 및 핵공격 절차 등을 반복 점검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전망성 있게 확대하고, 계속 위력한 핵무기들을 생산해내는 데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며 핵무기연구소와 원자력 부문에 '강령적 과업'을 제시했다.
전술핵 운용 체계를 수립하고 이에 기초한 각급 훈련까지 진행 중인 만큼, 대대적 실전 배치를 위해 핵물질·핵무기 대량 생산을 촉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軍 "北전술핵 전력화 확인되지 않아"
한편 정부는 이번 북측 발표와 관련해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핵능력에 대해 전력화가 완료됐다고 보려면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실험을 성공해야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며 "아직 그러한 것들이 확인된 게 없다.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지 등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보실장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기술을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북한 주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저희가 평가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