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WS 우승하고파" FA 앞둔 오타니, 담을 수 없는 LAA
입력 2023.03.27 11:15
수정 2023.03.27 11:16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소속팀에 복귀해서도 눈부신 호투로 찬사를 받았다.
일본 야구대표팀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이끌고 소속팀에 합류한 오타니는 25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서 펼쳐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 4.2이닝(81개)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WBC 이후 첫 등판이자 메이저리그(MLB) 개막 직전 마지막 등판이다. 지난 23일 필 네빈 LA 에인절스 감독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시범경기가 아닌 마이너리그 경기에 등판한다. 오타니에게는 충분히 회복할 시간과 환경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오타니는 개막 전 마지막 실전 투구를 마친 뒤 "WBC를 통해 준비는 다 된 상태다. 오늘은 투구 수, 피치 클록 등을 체크하려 했다"고 말했다.
오타니 말대로 기량 점검은 WBC를 통해 끝났다.
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투타겸업’ 스타 오타니는 타자로 7경기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을 기록하며 대회 최다안타 및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투수로서는 3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9.2이닝 2실점) WHIP 0.72를 찍었다. MVP에 선정된 오타니는 투수 부문과 지명타자 부문에서 올스타로 선정됐다.
LA 에인절스에 합류한 뒤 오타니는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LA 에인절스 동료들도)축하해줘 굉장히 기뻤다. 이 팀에서도 우승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오타니는 지난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뒤 5년 동안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에도 오르지 못했다. 6년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말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LA 에인절스의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은 어렵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WBC를 통해 몸값이 더 오른 오타니를 잡기 위한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나오는 오타니의 추정 몸값은 10년 기준 5~6억 달러(약 7740억원)에 이른다. 연평균 5000~6000만 달러 수준으로 MLB에서 가장 연봉을 높은 맥스 슈어져와 저스틴 벌렌더(연평균 433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현재 오타니의 연봉은 3000만 달러 수준이다.
LA 에인절스 아트 모레노 구단주는 지난해 여름 구단 매각 계획을 발표한 뒤 시즌 종료 전 오타니와 30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오타니를 보유해 구단 매각 대금을 높여 부르겠다는 계산이었지만, 포브스가 매긴 구단 가치(27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오퍼를 받은 뒤 모레노 구단주는 공식적으로 구단 매각 의사를 철회한 상태다. 일부 LA 에인절스 팬들 사이에서는 “오타니를 지킬 수 있는 구단주에게 매각 됐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쉽다는 반응도 나타났다.
모레노 구단주가 겉으로는 오타니를 잡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오타니를 붙잡을 만한 힘이 없다. 몸값도 몸값이지만 오타니가 바라는 월드시리즈와는 너무 먼 팀이 되어버렸다. LA 에인절스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