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년도약계좌는 인뱅도…'병역 사각지대' 해소 추진
입력 2023.03.27 06:00
수정 2023.03.27 10:16
청년희망적금은 시스템 문제로 '불가'
이번엔 서류 온라인 연계로 해결 전망
정부가 사회 초년생의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내놓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이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지난해 비슷한 목적으로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은 병역 이행 여부의 온라인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인터넷은행에서 가입이 불가능했지만, 이번에는 관련 시스템이 미리 갖춰지면서 비대면 계약에 제한이 사라지게 됐다.
젊은 층에게 친숙한 인터넷은행에서도 청년 자산 증대를 위한 상품 출시가 가능해지면서, 이전보다 정책 효과가 보다 잘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청년도약계좌 사업자에 영업지점이나 창구가 없는 인터넷은행도 참여할 수 있도록 비대면 계좌 가입 절차 구축에 나섰다.
서금원은 최근 병무청 등 유관 부처와 협의를 통해 제출 서류 전문을 온라인으로 연계하는 방식을 확정 짓고 취급기관에게 이 같은 조건들을 안내했다. 이는 지난해 청년희망적금 출시 당시 인터넷은행에서의 가입이 불가능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사전 대응 차원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6월부터 새로 선보이는 청년도약계좌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산 형성 지원을 목적으로 한 정책 금융 상품이다. 정부의 기여금을 포함해 5년간 70만원씩 납입하면 최대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와 직접 비교 대상이 되는 청년희망적금은 지난해 정부가 선보인 유사한 정책 금융 상품이다. 매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2년 만기 적금으로 저축장려금에 비과세 혜택까지 고려해 일반 적금 상품 금리로 환산하면 최고 9~10% 수준의 금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청년희망적금은 인터넷은행에서 가입을 할 수 없었다. 19~34세 나이 제한 조건에서 병역 이행 확인시 해당 기간을 연령 계산에 포함하지 않는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병무청의 병적증명서 진위 확인을 하는 절차가 오프라인 창구로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비대면 가입만 받는 인터넷은행은 청년희망적금 판매에 나설 수 없었다.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은행이 해당 상품을 내놓지 않게 되면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더해 인터넷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청년도약계좌 역시 병역 기간이 혜택 조건으로 제시되면서 이번에도 인터넷은행이 또 다시 참여 대상에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관련 서류의 온라인 연계로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과 달리 인터넷은행에서도 가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청년도약계좌도 청년희망적금과 같이 만 19~34세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대신 최대 6년의 병역 이행 기간은 연령 계산에 포함하지 않아 군필자의 경우 최대 만 4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의 고객 중 청년들이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인터넷은행이 청년도약계좌 판매에 나선다면 가입 경로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은행 1위인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고객 수는 2042만 명으로 이중 절반 가량인 약 49%가 2030세대다. 같은 해 10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2030 고객도 전체 고객 504만 명의 절반(50.9%)을 차지한다.
최근 연일 이자 장사 논란으로 은행권 사회적 책임 확대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도 제한 조건이 없어진 만큼 사업 참여를 면밀히 검토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관계자는 “신청 막바지 단계까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