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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나선 한국 야구…풀뿌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3.17 06:56 수정 2023.03.17 06:56

KBO 사과문 발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할 것"

선수들 나무배트, 공부하지 않는 지도자 등 문제

WBC 졸전에 대해 사과한 KBO. ⓒ 뉴시스

졸전 끝에 3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서 탈락한 한국 야구가 결국 사과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사과문을 발표, “야구대표팀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과 경기력을 보인 점에 대해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야구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KBO와 10개 구단은 이번 WBC 대회 결과에 큰 책임을 통감하며, 여러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KBO는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사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으며 리그 경기력과 국가대표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하기로 했다”면서 “각 단체와 협력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KBO리그의 경기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이 부진한 원인에 대해 많은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야구가 풀뿌리부터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알루미늄 배트로의 전환이다. 실제로 한국야구의 레전드 중 하나인 김태균 해설위원은 유소년 야구의 구조적인 문제를 꼬집으며 나무 배트가 아닌 알루미늄 방망이를 다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루미늄 방망이는 반발력이 좋기 때문에 당연히 타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지난 2004년 투수 혹사 및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배트를 쓰도록 규칙을 바꿨다.


이후 아마추어 선수들은 제 스윙보다 공을 맞히는데 급급했고 자연스레 거포 소멸로 이어졌다. 또한 고교 무대에서 거포들이 등장하지 않다보니 투수들 역시 경쟁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번 WBC에서는 거포의 부재와 빈약한 투수층이 최대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한국 야구가 부활하려면 풀뿌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 뉴시스

또 다른 문제는 정체되어 있는 지도자들이다.


이미 일부 야구인들은 한국 야구의 진짜 문제점으로 ‘공부하지 않는 지도자’들을 손꼽은 바 있다. 아마 야구부터 프로 야구까지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이들은 하나라도 더 배워야할 학생, 유망주들 입장에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만수 전 감독은 호주전 패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호주 타자들의 간결한 스윙을 손꼽으며 제대로 된 훈련과 기술을 배우지 못하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이 감독은 “잘못된 훈련으로 인해 기량이나 기술이 성장하지 않고 어린 선수들에게 지치고 힘든 노동만 시킨 꼴이 됐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강한 스파르타식 연습이 필요한가”라며 올바른 훈련과 기술을 가르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O는 조만간 중장기적인 대책과 쇄신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체질 자체를 바꾼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한국 야구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할뿐이다. 선수는 물론 지도자들, 더 나아가 제도까지 싹 바뀔 혁신안만이 살 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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