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서 왜 불 질렀는지 모르겠다"…인천 현대시장 방화범 구속송치
입력 2023.03.14 09:16
수정 2023.03.14 09:16
그릇 가게 및 소형 화물차 등 5곳 방화…현대시장 점포 205곳 중 47곳 불타
초기 경찰 조사서 "기억 안 난다"…CCTV 영상 토대 추궁 끝에 범행 시인
2006년부터 24차례 불 지른 상습 방화범…2003년엔 특수강간미수 혐의로 징역
경찰이 인천 현대시장에 불을 질러 점포 47곳을 불태운 40대 방화범을 검찰에 구속송치했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 중부경찰서는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한 A(48)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오후 11시 38분부터 10분 동안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일대에서 그릇 가게와 소형 화물차 등 모두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방화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현대시장 전체 점포 205곳 가운데 47곳이 불에 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초기 조사에서는 "술에 많이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시장에 간 기억도 없고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CCTV 영상을 토대로 계속 추궁하자 "내가 한 게 맞는다"면서도 "왜 불을 질렀는지는 술에 취해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A 씨는 범행 당일 인천 미추홀구와 현대시장 인근에서 술을 마신 뒤 불을 지르고는 시장에서 20분가량 떨어진 거주지로 귀가했다.
A 씨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24차례 방화를 저질러 4차례 기소됐고, 매번 실형을 선고받아 총 10년을 복역한 상습 방화범이었다. 방화 전과 외에도 2003년 특수강간미수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복역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다"며 "왜 불을 질렀는지 모르겠다는 기존 진술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대시장 화재의 구체적인 재산 피해액을 집계 중이다. 당국은 부동산과 기타 집기 등을 포함한 총 피해액을 모두 산정하는데 약 2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