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현대시장 방화범, 알고보니 상습범…과거에도 24번 불질렀다 '총 10년 복역'

2006년부터 2018년까지 4차례 실형

2006년 12월, 인천서 첫 방화…라이터 이용, 쓰레기 더미 등에 주로 불 질러

술에 취하면 습관적으로 방화…2003년엔 특수강간미수로 징역 2년 6개월

지난 5일 오전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 점포들 곳곳이 화재로 검게 타거나 그을려 있다. 지난 4일 오후 11시 38분께 큰불이 나 점포 205곳 가운데 47곳이 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연합뉴스

인천 현대시장에서 불을 질러 점포 47곳을 태운 방화범이 과거에도 24차례나 유사 범행을 저지른 상습 방화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방화 혐의로 복역한 징역형은 총 10년이다.

6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긴급체포된 A(48) 씨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방화 사건으로만 4차례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여러 범행이 묶여 한꺼번에 기소되면서 징역형을 받은 횟수는 4차례에 그쳤지만, 그가 12년간 저지른 방화 횟수는 24회에 달했다.

그의 첫 방화는 2006년 12월 새벽이었다. 그는 인천시 미추홀구(당시 남구)의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라이터로 쌓아둔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질렀다. 이듬해 2월에는 5차례에 걸쳐 차량 4대에 불을 질렀고, 일반자동차방화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1년 8월 20일에도 주택가 등지에서 4차례 방화했다. 주로 일회용 라이터를 이용해 집 앞에 놓인 종이나 폐신문지에 불을 붙이는 방식을 썼다. A 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3년을 다시 선고받고 2014년 출소했으나, 1년 만에 또 불을 질렀다. 주택가 등지를 배회하다가 비슷한 방법으로 3차례 방화를 저질렀고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17년 11월 다시 출소한 그는 이듬해 3∼4월 주택가에서 또 10차례 방화를 했다. 이 가운데 9차례는 같은 날 새벽에 1시간 동안 모두 저지른 범행이었다. A 씨는 술에 취해 길을 걷다가 빌라 앞에 세워진 전동 휠체어나 오토바이에 불을 질렀다. 마트 앞 진열대에 덮인 비닐 천막에 방화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은 술에 취하면 별다른 이유 없이 새벽에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무차별적으로 방화했다"며 "제때 진화되지 못했다면 상가건물로 불이 확산해 인명피해 등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고 판시했다.

그는 2006년, 회사에서 퇴사 당한 뒤 사회에 불만을 갖고 처음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그 이후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고, 술에 취해 습관적으로 불을 지르고 다녔다.

A 씨는 방화 전과 외에도 2003년 특수강간미수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복역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4일 인천 현대시장 일대에서 그릇 가게 등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신청했다. A 씨가 지른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현대시장 내 점포 205곳 가운데 47곳이 불에 타 상인들이 재산상 큰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