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호주전’ 강백호, 빛바랜 불방망이
입력 2023.03.14 00:01
수정 2023.03.14 07:39
중국전 3안타로 콜드게임 승리 견인, WBC 타율 5할 맹타
호주전 치명적 실수로 한국의 1라운드 탈락 빌미 제공
강백호(kt)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맹타를 휘두르고도 대표팀의 2라운드 진출 실패로 고개를 숙였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4차전 중국과의 최종전에서 22-2,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승 2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중국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B조 3위를 차지하며 2위까지 나가는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4전 전승을 거둔 일본이 1위, 호주가 한국 등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한국으로서는 호주와 1차전이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 호주에 7-8로 재역전패를 당했는데 7회말 강백호의 치명적인 실수가 아쉬웠다. 4-5로 끌려가던 7회말 공격에서 대타로 타석에 선 강백호가 2루타를 치고 나가 세리머니를 펼치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져 태그아웃 되면서 추격 흐름이 끊긴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가 아웃 당한 뒤 곧바로 양의지의 안타가 터지며 아쉬움을 더했다.
한순간에 역적으로 몰린 강백호는 흔들릴 법한 멘탈을 부여잡고 조별리그 경기에 모두 나서 맹타를 휘둘렀다.
일본과 2차전 맞대결에서는 3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현역 메이저리거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를 상대로 2루타를 기록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후 양의지의 선제 투런포가 터지면서 한국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체코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한 강백호는 이날 중국전에서도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강백호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3루에서 깨끗한 중전 안타로 3루에 있던 주자 이정후(키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3회 선두 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좌전 안타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후 3루까지 출루한 그는 상대 투수의 보크 때 홈을 밟아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자 일순해 다시 한 번 돌아온 타석에서는 병살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4회 삼진으로 물러난 강백호는 5회 1사 이후 다시 한 번 안타를 기록했다.
중국전에서 3안타 경기를 기록한 강백호는 이번 대회 지명타자로만 나서 5할(14타수 7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2년 전 도쿄올림픽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다 태도 논란에 휩싸인 그는 절치부심하며 이번 대회 명예회복을 노렸다. 타석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천재성을 입증했지만 호주전 치명적인 실수는 또 한 번 그의 야구 인생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