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매출액 아닌 성장세 살펴야”
입력 2023.03.08 11:00
수정 2023.03.08 11:00
바르셀로나 현지서 MWC 출품 한국 스타트업과 간담회
"현행 정부 지원 사업 방식 개편 필요"
정부의 각종 기업 지원 사업에 지원하는 스타트업을 매출액이나 업력이 아닌 성장세에 따라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제도는 매출액, 종업원 수 등 전통적인 평가기준을 토대로 하고 있어 스타트업의 진입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정만기 부회장 주재로 전시회 참가 스타트업 대표와의 간담회를 갖고 스타트업 애로 청취와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다양한 스타트업 해외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으나 정부 지원 사업의 경우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해 이를 개선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기업들은 “정부의 각종 기업 지원 사업은 지원 대상 선정 시 설립 기준(설립 3년 이상), 매출 기준, 종업원 수 등 업력과 매출액 기준으로 평가 기준이 마련돼 조건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며 “업력이 짧고 매출 실적이 없는 스타트업도 갑자기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아 기술 급변 시대에 스타트업에게 전통적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이같은 전통적인 평가기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술 사업화 기간 동안의 기업 성장도와 기술 보유 여부를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드웨어 생산 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들은 “정부 지원 사업은 대체로 매년 1/4분기에 지원 대상 선정이 이루어져 특정 시기에 필요 서류 준비를 위한 행정 절차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원 사업의 선정 시기 및 지원 기간을 분산 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평가 방식과 관련서는 전문가의 참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발표 평가 위주의 사업자 선정에서 벗어나 심층 인터뷰 방식을 통한 기업에 대한 이해 제고가 필요하다”며 “사업자 선정 평가 시 업계 동향이나 신기술 등 전문 지식을 보유한 전문가의 평가 위원 참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기업들은 효과적인 전시회 참가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활용 사전 마케팅 강화 ▲전시 참가 성과 극대화를 위한 전시회 참가 노하우 및 성공 사례공유 ▲대형·유망 전시회의 지속 참가 지원 ▲한국관 구성을 통한 국가 브랜드 활용 등을 제안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간담회에서 제기된 애로를 적극 검토해 앞으로의 사업 추진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기술 강소 기업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유럽경제협력네트워크(EEN)를 활용한 공동 사업 시행과 상품·기술 매칭, 전시회 활용 판로개척 지원 사업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우수한 지원 제도의 공백도 넓은 의미의 규제”라며 “무역협회는 스타트업들이 제기한 애로와 제도 개선 요청을 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무역협회 자체 사업 시행을 통해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의 혁신을 지속 추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