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노에 윤빛가람 더비’ 40주년 K리그, 더 많은 스토리 기대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3.02.25 07:00
수정 2023.02.25 07:00
설전 오고 간 감독과 선수, 새로운 더비 탄생 기대감
개막전부터 각종 인연 얽힌 매치업으로 벌써부터 흥미진진
1983년 첫발을 뗀 한국프로축구(K리그)가 올해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 축구의 근간인 K리그는 적지 않은 세월동안 많은 성장을 이루며 축구 팬들과 함께 달려왔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프로야구에 비해 아직 인기가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혹자는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 비해 스토리가 많이 양산되지 못하는 점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가 세계에서도 손에 꼽는 더비로 선정되며 K리그의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매 시즌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현대가 더비’도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더는 새로울 것도 없는, 매번 반복되는 뻔한 스토리에 그치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스토리가 양산되기 어려운 부분은 한국 특유의 선후배 위계 문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는 비단 프로축구에만 국한된 내용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연, 지연 등을 통해 선후배 관계가 형성되면서 선을 넘는 행동에 대해 지탄 받는 등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팬들의 이목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 K리그는 기대가 크다.
지난 시즌 울산의 우승을 견인했던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 준이 라이벌 팀 전북으로 떠나면서 ‘현대가 더비’는 ‘아마노 더비’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했다.
이적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의 거센 발언이 나왔고, 아마노도 이에 반박하면서 올 시즌 울산과 전북의 맞대결이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사제지간이던 윤빛가람(수원FC)과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의 갈등도 눈길을 모은다.
윤빛가람과 남기일 감독은 지난 시즌 제주서 갈등이 있었다. 남 감독이 먼저 “소통의 문제”였다며 불화설의 실체를 인정했는데 이에 윤빛가람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윤빛가람은 제주에서 수원FC로 팀을 옮겼다. 이로 인해 수원FC와 제주의 올 시즌 맞대결은 ‘윤빛가람 더비’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두 팀은 당장 오는 26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막 경기를 치른다.
감독과 선수가 대놓고 상대를 비난하거나 설전이 오고 간 것은 그동안 K리그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들이다.
선후배 간의 규율을 중요시하는 K리그서 그간 보기 드물었던 갈등 관계는 올 시즌 K리그의 흥미를 보다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도 2021시즌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서 볼보이의 고의 경기 지연 논란으로 얽힌 강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도 오는 26일 오후 4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라운드 맞대결부터 충돌한다.
개막전부터 각종 인연이 얽힌 매치업으로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40주년을 맞이한 올 시즌을 기점으로 향후 K리그서 팬들이 즐거워할만한 스토리가 더 많이 양산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