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보험사 나란히 실적 악화…농협은 '방긋'
입력 2023.02.16 10:55
수정 2023.02.16 13:34
지주 계열 실적 엇갈려
신생社 존재감 '흐림'
하나금융그룹 소속 보험사들이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생명은 순이익이 반토막 났고 하나손해보험은 적자전환했다. 반면 농협지주의 보험사들은 3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거뒀다.
이 외에도 금융그룹 계열 보험사 실적이 엇갈리는 가운데 신생 보험사들이 시장에서 자리잡기 전까지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결 기준 하나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58.4%(142억원) 감소했다. 하나손해보험은 8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하나생명은 2021년 강남 사옥 매각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급격히 순이익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하나손보의 영업수익은 78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4.6% 감소했지만 판매관리비는 1480억원으로 23.1% 증가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다른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안정화됨에 따라 호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반면 NH농협금융의 보험사들은 모두 출범 이래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지난해 2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0%(513억원) 급증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금리 상승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적절한 대응을 하며 이자율차손익을 관리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도 1147억원을 기록하며 33.2%(286억원) 증가했다. 원수보험료의 지속적인 성장추세와 더불어 자산운용수익이 늘어난 덕이다.
다른 금융그룹 산하 보험사들의 지난해 성적표도 엇갈렸다. KB금융은 생보사보다 손보사의 실적향상이 두드러졌다. 올해 첫 출범한 KB라이프의 전신인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모두 전년 대비 실적이 나빠졌다. 푸르덴셜생명의 순이익은 2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6%(859억원) 감소했다. KB생명은 640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전년 대비 적자폭이 174억원 더 커졌다.
이와 달리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5580억원으로 84.7%(2559억원) 급증했다. 다른 손보사들과 마찬가지로 손해율 개선이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더불어 지난해 사옥 5곳을 매각한 기저효과도 한 몫을 했다.
반대로 신한금융은 생보사만 성장했다. 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은 4636억원으로 18.4%(720억원) 늘었다. 신한EZ손보는 105억원의 적자를 냈다. 신한라이프는 보유채권 처분 등으로 자산운용이익은 감소했으나, 보험시장 침체에도 견조한 보험영업이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출범한지 얼마 안 된 금융 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제대로 정착할때까지는 지속적으로 비용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지주사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하나손보는 2020년 6월,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보는 지난해 7월 출범했다. KB라이프는 올해 1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법인으로 닻을 올렸다. 포화상태인 국내 보험시장에서 신생 보험사들이 선방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상품 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계열사의 다양화를 위해 보험사를 출범 시켰지만 지주사의 유명세를 보험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히 명맥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과 더불어 참신한 신상품을 내놓아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