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안 된다고만"…전장연, 지하철역 바닥에 래커칠 하다 '몸싸움'
입력 2023.02.13 17:13
수정 2023.02.13 17:23
전장연 삼각지역서 스티거 붙히기 및 래커칠 시위…서울시교통공사 측과 마찰
"그들의 말에 의하면 저들은 정당, 우린 불법…스티커 이제 지하철역 모든 곳 붙이자"
오세훈 시장에게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미이행 사과 및 내년 서울시 장애인 권리 예산 답변 요구
내달 23일까지 '지하철 무승차' 선전전…오세훈 답 오지 않으면 승하차 시위 재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3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바닥에 래커칠을 시도하면서 이를 제지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전장연은 이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달 보기 운동'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권리를 붙인다는 마음으로 스티커를 지하철 전 역사에 붙이는 투쟁으로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는 역사 내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함께 살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UN 탈시설 가이드라인 준수'라는 문구가 적힌 선전물 수십장을 역사 바닥에 붙였다.
구기정 삼각지역장이 스티커가 물에 젖으면 미끄러울 수 있다며 항의하자 박 대표가 스티커를 다 떼려니 힘들다며 스프레이형 래커를 꺼내 '미끄러움 주의'를 쓰겠다고 나서자 지하철 보안관 등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맨날 안 된다고만 한다"며 불만을 드러내며 승강장 바닥에 빨간 래커를 뿌렸고, 일대는 순간 소란스러워졌다.
구 역장은 청소 전문 업체를 불러 스티커를 제거하고 전장연 측에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박경석·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를 현장에서 고발 조치했다.
전장연은 앞으로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방향으로 목소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그들의 말에 의하면 저들은 정당하고 우리는 불법"이라며 "벽에만 붙이려고 했던 스티커를 이제 지하철역 모든 곳에 붙이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미이행에 대한 사과 ▲ 기재부에 예산 반영 촉구 ▲ 내년도 서울시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답변 등을 요구했다. 답이 오지 않으면 다음 달 23일 삼각지역에서 1박 2일 선전전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날'인 4월20일까지 지하철 승차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