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릿 콜처럼” 입단식에서 밝힌 심준석의 야망
입력 2023.01.27 10:34
수정 2023.01.27 11:55
PNC 파크에서 공식 입단식..롤모델로 게릿 콜 지목
피츠버그가 자랑할 만한 마지막 에이스로 남은 투수
콜도 피츠버그 마운드 거쳐 최정상급 투수로 성장
‘특급 유망주’ 심준석(19)이 메이저리그 (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홈구장 PNC파크에 섰다.
심준석은 27일(한국시각) 미국 피츠버그 PNC 파크를 찾아 등번호 ‘49’ 유니폼을 받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PNC 파크 마운드에 올라 기념사진도 찍었다.
지난해 9월 열린 2023 KBO 신인드래프트 참가를 거부하고 MLB 도전을 선언한 심준석은 마침내 계약에 성공, 꿈꾸던 날을 현실에서 마주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심준석은 2020년 피츠버그 구단 스카우트 리스트에 올랐다. 이후 피츠버그는 2년 동안 심준석의 모든 선발 등판을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가 심준석에게 거는 기대치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심준석에 대한 피츠버그의 기대는 환영 메시지에서도 묻어난다. 피츠버그 구단은 SNS를 통해 "심준석 선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는 한국어 문구를 올렸다. 피츠버그 공식 홈페이지에도 심준석의 PNC파크 방문 소식이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이날 심준석은 MLB.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왔다. 빨리 PNC 파크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렇게 마운드에 선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는 피츠버그를 거쳐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MLB 정상급 투수 게릿 콜을 꼽았다.
콜은 사실상 피츠버그가 자랑할 만한 마지막 에이스다. 2017년 33경기 12승12패 평균자책점 4.26을 찍은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1:4 트레이드 됐다. 지난 2019년에는 뉴욕 양키스와 역대 FA 투수 최고액인 9년 3억2400만 달러(약 4000억원)에 계약하며 최정상급 투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심준석이 콜처럼 크기 위해서는 일단 MLB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이에 대해 심준석은 “2~3년 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고 시속 160km에 이르는 강속구와 뛰어난 신체 조건(193cm·98kg)을 갖춘 심준석 미래에 대해 피츠버그 관계자들은 “심준석을 2년 넘게 지켜봤다. 직구와 커브가 좋다. 우리와 함께 한다면 더 빠르고,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심준석도 '성장에 무게를 두고 뛰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국제 유망주 랭킹 10위에 오른 심준석의 계약금은 75만 달러(9억 2000만원)로 기대치 보다 낮지만, 심준석은 이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피츠버그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피츠버그는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2023시즌도 가을 야구 진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피츠버그가 거액을 퍼부어 대형 FA를 영입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유망주들을 육성한 뒤 끌어올려 빅리그에서 버티고, 해당 선수가 크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새로운 유망주를 수집하는 팀이다. 심준석이 콜을 롤모델로 지목한 것은 피츠버그의 환경과 자신의 현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
심준석의 야망의 크기를 느낄 수 있는 입단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