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협 전 직원 "김성태가 준 3억 위안화로 바꿔 北인사에 전달"
입력 2023.01.17 10:59
수정 2023.01.17 10:59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5차공판 진행…아태협 前 직원 증인신문
前 직원 "안부수 아태협 회장 지시 받아…3억원 환치기해 180만 위안화로 바꿔 전달"
"당시 돈 출처 몰라…나중에 김성태에게 후원 받은 돈 중 일부라는 것 인지"
쌍방울·北 직거래 정황도…"안 회장이 자랑하듯 말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전 직원이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건넨 후원금을 외화로 환전해 북한 인사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16일 수원지법 형사11부 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아태협 전 본부장이던 A씨의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아태협은 2018년, 2019년 각각 쌍방울그룹, 경기도와 함께 대북사업을 같이 한 민간단체다. A씨는 아태협이 진행한 제1회 아시아태평양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회의 개최를 위해 2018년 9월부터 안부수 아태협 회장과 일했다. 2019년 10월부터는 약 9개월간 아태협 직원으로 근무했다.
A씨는 이날 공판에서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안부수 회장의 지시를 받고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송명철 부실장에게 돈을 전달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며 "3억원 상당을 환치기로 180만 위안화로 바꿔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환치기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 중 하나로,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 계좌를 만든 뒤 한 국가의 계좌에 입금한 후 다른 국가에서 해당 국가의 환율에 따라 입금액을 현지화폐로 인출하는 수법이다.
A씨는 이어 "안 회장이 수표로 1억원 3장을 줬고 달러도 14만5000불 정도 있었다"며 "그 당시에는 그 돈의 출처를 몰랐는데 나중에 김성태에게 후원 받은 돈 중 일부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나아가 A씨는 아태협 측의 돈 전달 외에도 쌍방울 측이 직접 북한에 돈을 전달한 정황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안 회장이 '북에 돈을 전달하기 위해 쌍방울에선 많은 사람이 출장 갔는데 우린 둘이서 이만큼 해결했다'며 자랑하듯이 말해 쌍방울도 북에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은 2019년년 수십억원대 달러 자금을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그룹 임직원은 2019년 책과 화장품 케이스 등에 달러 수억원을 숨기고 신고없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에 도착한 임직원들은 현재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쌍방울그룹 부회장 방모씨에게 외화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이 자금책 역할을 수행했다고 판단, 여기에 가담한 임직원이 약 6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전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과 '대북 송금' 등 각종 의혹에 연루된 쌍방울그룹의 실소유주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김 전 회장을 검찰청사로 압송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