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기대감 키운 은행株...금융펀드 수익률 ‘훨훨’
입력 2023.01.14 07:00
수정 2023.01.14 07:00
최근 3개월 수익률 27%...46개 테마펀드 중 1위
호실적·배당확대 조짐...과도한 기대 자제 지적도
국내 금융펀드가 주주환원 확대와 정부 정책, 호실적 기대감으로 수익률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경기 침체 속 금융주의 견조한 실적이 돋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실적에 비해 주가도 만성적인 저평가 상태여서 배당 확대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금융펀드 7개의 최근 일주일 평균 수익률은 7.51%를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46개 테마형 펀드 가운데 레버리지(8.52%)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4.64%)도 웃돌았다.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국내 금융펀드가 27.13%로 테마형 펀드 중 가장 높다. 이 기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낸 테마펀드는 금융펀드와 레버리지펀드(14.98%)와 금펀드(13.50%) 등 3개에 그친다.
상품별로 보면 ‘미래에셋TIGER은행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3개월 수익률이 28.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KODEX은행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28.32%)’과 ‘미래에셋TIGER200금융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26.23%) 등의 순이었다.
주요 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 등으로 구성된 KRX 은행지수는 지난해 12월 13일 675.84에서 전날 700.04로 한 달 만에 3.5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0.58%(2372.40→2386.09)를 상회했다.
이러한 금융주의 강세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대한 호실적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실적 성장이 뒷받침 된 주주환원 확대 기대와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권사들은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금융주의 투자 매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선 수익을 지킬 수 있는 업종에 대한 상대적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자수익에서 이익의 하방 안정성이 지속될 전망이고 주주환원정책을 바탕으로 한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더 부각될 것”이라며 “실적 수준과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도 과거 대비 현재 은행주 밸류에이션은 매우 낮아 매수하는데 부담이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금융지주의 만년 저평가를 지적하면서 주주 행동에 나선 것도 투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2일 금융지주 7곳에 공개주주 서한을 발송해 자본배치 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얼라인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은행주들의 주가는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해외 은행의 경우 평균 1.3배 수준이다.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도 해외 은행은 9.5배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됐지만 국내 은행은 3.1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주의 극단적인 저평가는 저조한 주주환원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의 배당 확대 당위성은 확보됐다는 평가다.
다만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과 단기간에 급등한 최근 주가를 감안해 속도 기대감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이 높은 자본비율과 이익 체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우호적인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당장 급진적인 변화를 보여주기엔 한계가 뒤따른다”면서 “방향성은 분명하나 속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성급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