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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닐 무분별 소각에 환경 병들고 재활용업체 ‘파산’ 위기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3.01.03 06:30
수정 2023.01.03 06:30

EPR 폐비닐 시멘트 공장 단순 소각

정부 자원 순환·친환경 정책과 배치

영세 재활용업체는 원료 부족 호소

업계 “2018년 폐비닐 대란 재현 우려”

한 재활용업체 창고에 EPR용 폐비닐이 쌓여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시멘트 공장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폐비닐마저 소각 연료로 사용하면서 자원 순환 정책에 역행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폐비닐이 시멘트 공장으로 몰리면서 폐비닐을 이용해 재활용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원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가정에서 배출하는 일반 폐비닐류는 연간 70만t 정도다. 이 가운데 약 38만t은 재활용, 나머지 32만t은 시멘트 공장 소각 연료로 쓰거나 일반 소각한다.


재활용 폐비닐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따라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등록한 재활용업체(112곳)에서 kg당 160~180원 정도를 받고 처리하고 있다. 재활용업체에서는 폐비닐을 활용해 화분이나 맨홀 뚜껑 등 제품(MR)을 생산하거나 열분해유(CR), 고형원료(TR) 등을 만든다.


문제는 현재 재활용업체에 공급되는 폐비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재활용업계 주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폐비닐 재활용 공장 가동률은 평균 30%를 밑돌고 있다.


재활용업계는 폐비닐이 부족한 가장 큰 원인으로 시멘트 공장을 지목한다. 이들은 정부가 시멘트 공장에서 폐비닐을 소각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고 주장한다. 업계는 전체 폐비닐 절반 정도가 시멘트 공장 소각 연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멘트 공장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폐비닐 처리 비용 때문이다. 현재 수거업체가 재활용업체에 폐비닐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선별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시멘트 공장에서 쓰는 폐비닐은 따로 선별하지 않는다. 수거업체로서는 인건비가 줄고, 시멘트 공장은 저렴한 폐비닐을 소각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이득이다.


폐비닐 시멘트 공장 소각 연료 사용은 정부 환경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는 게 재활용업계 주장이다. 시멘트 공장에서 폐비닐을 태우면 그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재활용할 수 있는 폐비닐을 소각해버리면 자원 순환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 폐기물 재활용업체에서 폐비닐을 파쇄해 고형연료를 만들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선별업체 일부는 선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소각 처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장준영 (사)한국자원순환연합회장은 “환경부 등은 도시 폐비닐이 어떻게 처리되든 상관없이 쓰레기 대란만 일어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서인지 폐비닐 부족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이러는 사이 재활용업체들은 조업 중단에 이어 도산 우려까지 커지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시멘트 공장으로 들어가는 폐비닐은 산업용 폐기물이라 재활용업계 공급 물량과는 크게 관계없다”고 반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지금 시멘트 공장으로 들어가는 폐비닐은 EPR 대상이 아닌 사업장 폐기물이 대부분”이라며 “선별해서 원료로 공급하는 폐비닐보다 재활용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가 많다 보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현재 재활용업체가 물량 부족을 호소하는 것은 공장 규모 대비 실제 가동률이 낮은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실제 EPR 재활용 실적은 오히려 전년보다 1만4000t 정도 늘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환경부에서도 시멘트 공장으로 들어가는 사업장 폐기물(폐비닐)과 EPR용 폐비닐의 정확한 실태(수량)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멘트 공장 반입) 폐기물 실태에 대해 조사하려 했으나 현실적으로 파악이 어렵다”면서도 “우리가 직접 관련 업체에 유·무선으로 확인한 결과 생활폐기물(EPR 대상)은 별로 처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일부 업체가 폐비닐을 선별 않고 처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EPR 가능한 폐기물은 선별 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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