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안 맞았다?” 권순찬 감독 사퇴, 이해할 수 없는 흥국생명 처사
입력 2023.01.02 16:20
수정 2023.01.02 16:27
팀 성적 2위 감독과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결별
본격적인 선두 경쟁 앞두고 팀 분위기 수습 과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권순찬 감독이 돌연 팀을 떠나게 됐다.
흥국생명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단장과 감독이 동시에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구계에 따르면, 권순찬 감독은 이날 오전 구단과 계약해지를 논의한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아울러 김여일 단장도 함께 물러난다.
사실상 경질이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박미희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해 4월 1일 흥국생명과 계약한 권순찬 감독은 단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권 감독은 올 시즌 3라운드까지 팀을 2위로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18경기서 14승(4패)을 거두며 승점 42를 기록한 흥국생명은 선두 현대건설(승점 45)과도 격차가 크지 않아 정규리그 1위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서 있다. 이미 지난달 29일에는 현대건설을 연패로 몰아넣으며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시즌 여자부 7개 구단 가운데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은 ‘배구여제’ 김연경의 가세로 올 시즌 환골탈태하며 성적은 물론 인기까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권순찬 감독의 경우 부임 첫 시즌부터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시즌 도중 갑작스런 사퇴 소식에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배구단 임형준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 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는데 납득할만한 이유로 보기는 어렵다.
잘 나가던 흥국생명은 갑작스런 사령탑의 이탈로 혼란을 겪게 됐다.
아직 정규리그가 절반이 남은 상황에서 권순찬 감독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물러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됐다.
현대건설 추격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서 흥국생명은 팀 분위기를 새로 수습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구단 입장에서도 향후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팬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