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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당 3.2명’ 숫자로 드러난 외식업계 구인난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3.01.03 07:21 수정 2023.01.03 07:39

가맹점 10% 증가할 때 근로자는 4% 늘어

점주와 근로자 간 적정급여 격차 갈수록 벌어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식당에 구인난으로 영업을 단축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데일리안 최승근기자

외식업계 구인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단순히 일손이 모자라는 정도가 아니라 직원이 부족해 신규 출점을 미루고 영업을 단축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업계는 자동주문이 가능한 키오크스와 매장 내 서빙로봇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을 완벽하게 대체하기는 어려워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프랜차이즈(가맹점)조사 결과(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5만9662개로 전년 23만4872개 대비 10.6% 증가했다.


종사자 수는 2020년 80만2000명에서 2021년 83만4000명으로 4.0%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맹점 수 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렇다 보니 점포 당 평균 종사자 수는 3.4명에서 3.2명으로 5.9% 감소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상위업종 10개 중 8곳이 외식업체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식업계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이다. 외식업계의 심각한 구인난이 국가 통계로 증명된 셈이다.


외식업계는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을 받아왔다. 그러다 사회적거리두기가 해제된 작년 4월부터 정상영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방역규제 완화에도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업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대형 고깃집이나 횟집의 경우에는 최저임금 대비 30~40% 높은 급여를 제시해도 구인이 어렵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렇다 보니 예정된 출점 기한이 미뤄지거나 저녁 또는 주말 장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에 인력을 줄인 것도 있지만 요즘엔 웃돈을 줘도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다”며 “키오스크나 로봇을 이용하는 매장도 늘고 있지만 아직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긴 아쉬운 점이 많다”고 전했다.


키오스크의 경우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치 못한 장년‧노인층의 불만이 크고, 서빙로봇의 경우에도 매장 면적이나 바닥 상황에 따라 도입이 어려운 곳이 많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점주와 근로자 간 적정 급여에 대한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점주들은 그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급여에 익숙해져 있는 반면 근로자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배달대행 등 다른 일자리가 많아지고 임금 수준도 높아지면서 점주들이 제시하는 급여가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단기 일자리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던 젊은층 사이에서 요식업이 3D업종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근무시간 조정이 어렵고 업무 강도 대비 급여도 적은 데다 감정소모도 심하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급여 수준을 확 올리면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며 “경기 침체로 매출은 줄고 창업 때 받은 대출 이자는 늘다 보니 인건비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 구인난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 사업장 중심으로는 코로나19로 해외인력 입국이 장기간 제한된 점도 구인난 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소상공인에 키오스크나 배달로봇 도입을 지원하고 해외인력 입국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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