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월에~' 이재명 공직선거법 재판 증인만 50명…1심 재판만 1년 넘을 듯
입력 2022.12.22 05:15
수정 2022.12.22 06:08
1심 재판부 3월8일까지 결론내라고 규정돼 있지만 '강제력' 없어…집중심리 들어갈 듯
재판부, 2023년 2월 2일 네 번째 공판준비기일…공식재판 시작 이르면 내년 2월 말 전망
법조계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3년 예상…의원직 보전하려는 이재명 측의 재판지연 전략"
"재판부가 신청된 증인들 무조건 받아줄 게 아니라…큰 관련 없거나 도움 안 되면 기각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검찰과 이 대표 변호인단, 양측 합쳐서 50명에 이르는 증인을 신청했기 때문인데, 법조계에서는 1심 재판만 1년이 넘을 것이라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3년이 넘게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대표 측이 국회의원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의원직을 무사히 보전하려는 재판지연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족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유족 외에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등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양측이 신청하거나 신청 예정인 증인은 약 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직선거법은 1심 재판을 검찰이 기소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결론을 내리도록 규정한다. 검찰이 이 대표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한 건 지난 9월 8일이다. 1심 재판부는 규정에 따라 기소일로부터 6개월 뒤인 내년 3월 8일까지 결론을 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부가 해당 규정을 신경쓰기는 하지만 일종의 훈시 규정이어서 강제력은 없다고 한다.
재판부는 양측이 신청한 증인의 숫자가 방대하기 때문에 빠른 진행을 위해 이 대표의 재판을 '집중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은 통상 한 달에 2회, 재판부나 피고인 측 사정에 따라 한 달에 1회 정도 재판이 잡히기도 한다. 집중심리에 들어간 재판은 일주일에 2~3회 정도의 기일이 잡힌다. 지난해부터 재판이 시작된 유 전 본부장 등의 대장동 재판이 대표적 예시다.
하지만 집중심리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은 막대한 수의 증인이 신청돼 제 시간 안에 결론이 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내년부터 본 재판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네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2023년 2월 2일로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첫 정식 공판은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에 열릴 전망이다.
홍세욱(법무법인 에이치스) 변호사는 "증인이 50명 가까이 된다면 증인 전부를 소환하고 신문하는데 어마어마한 시간을 소요한다"며 "오기로 한 증인이 갑자기 불출석해서 신문이나 기일이 밀리는 경우도 있고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 재판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1심 선고까지 적어도 1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며 "50명이나 되는 증인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법률사무소)도 “공판준비기일이 지금 예정된 것 외에도 몇 차례 더 잡힐 수도 있다"며 "아마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3년이 넘게 걸리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정도까지 증인을 신청했다는 것은 일종의 '재판지연전략'으로 보여진다"며 "이번 국회의원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의원직을 무사히 보전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재판부가 신청된 증인들을 무조건 받아줄 게 아니라 정말로 신문이 필요한 이들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홍 변호사는 "50여명의 증인에 대해서 받아들일 증인과 기각할 증인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해서 사건과 큰 관련이 없거나, 혐의를 밝히는 데 도움이 안 되는 증인들 같은 경우 기각해서 신속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