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부동산 2008②] 유례없는 '금리상승' 속도, 되살아난 하우스푸어 망령
입력 2022.12.22 07:03
수정 2022.12.22 07:03
금융위기 때 구제책 운영했으나, 2012년 하우스푸어 절정
집값 낙폭 매달 '사상 최대'…"하우스푸어 더 심각할 수도"
기준금리가 연이어 오르는 동안 집값은 하락하면서 과도하게 돈을 빌려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기준금리가 연이어 오르는 동안 집값은 하락하면서 과도하게 돈을 빌려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버텨내려 해도 금리가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제로금리에서 3.25%까지 오르는데 불과 1년3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은행에 갚아야 할 금액이 순식간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앞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 거품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2006~2007년 과도한 빚을 내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 높아진 이자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며 하우스푸어의 덫에 빠졌다. 하우스푸어라는 단어도 이때 처음 등장했다.
2005년 9월부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까지 기준금리는 3.25%에서 5.25%로 2.0%p가 올랐다. 이 기간동안 가계대출 금리는 5.5%에서 7.35%로 1.85%p 인상됐다. 가장 높았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대에 달하기도 했다.
이후 한은은 다시 2009년 2월까지 6개월간 기준금리를 2.0%로 끌어내렸고, 금융권에선 신탁 후 재임대 상품을 내놓는 등 구제책을 시행했지만 하우스푸어 문제는 2012년까지 계속되며 156만 가구까지 규모가 늘어났다.
금융위기와 현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여러모로 상황이 비슷하다. 전 정부 시절 집값이 급등한 뒤 집값이 떨어진다는 점이 같다. 각 시기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이름만 달랐을 뿐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것도 닮았다. 다만 지금은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가 더욱 빠르고 가파르다. 지난해 8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니 제로금리에서 3.25%까지 올라섰다. 불과 1년3개월 만에 2.75%p가 뛴 것이다.
이로 인해 주담대의 금리 상단은 8%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앞서 정부가 금리 상승에 개입하며 한때 연 7% 초중반까지 내려오기도 했지만, 주담대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차주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금융권의 가계대출 차주(대출받은 사람) 1646만명 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를 넘는 경우는 전체의 8.5%인 140만명으로 집계됐다. DSR 70%는 연소득의 70%를 은행 등에 빚을 갚아나는데 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우스푸어 문제가 금융위기 때 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금리 인상이 남은데다, 집값의 하락폭이 역대 가장 가파르기 때문이다.
낙폭은 매달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는 –0.77%를 기록해 2008년12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발생한 금융위기(-0.78%) 당시에 근접했다. 그렇게 한달 뒤 11월엔 1.37%로 낙폭을 키우며 금융위기 수준도 한참 넘어섰다.
특히 자산구조가 취약한 2030세대의 매입이 높아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30세대의 매입비율은 집값 급등시기였던 2020년 29.2%, 2021년 31%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해 2030세대의 비율은 41.7%에 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이번 시장에선 이자부담을 견뎌내기 어려운 2030세대에서 매수가 많았다"며 "또 집값 하락폭이 어느때 보다 크고, 아직 금리인상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간 하우스푸어 문제가 다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기보다도 정도도 심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자 감당이 어렵다면 빠른 시간 내 처분을 하는 수 밖에 없다"며 "정부도 이들을 위해 거래 활성화 등 빠른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