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서 성관계 해봐" 가출 청소년 데려와 성희롱한 기간제 교사의 실체
입력 2022.12.10 20:11
수정 2022.12.10 20:11
가출 청소년을 보살펴 준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 남자 교사가 이들에게 "성관계를 해봐라" "뽀뽀해달라. 나도 좋아한다" 등 성희롱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4-1부(배광국 오영준 김복형 부장판사)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A씨에게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인천 소재 한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A씨는 2020년 4월 담임교사로 있던 학급 제자인 B(당시 16세)군이 가출한 것을 알고, 그의 여자친구인 C(당시 15세)양을 자신의 집에 함께 지내도록 해줬다.
A씨는 이들을 보호해주겠다더니 얼마 되지 않아 C양에게 성희롱을 일삼기 시작했다. 그는 이들에게 "나이 차이 얼마 안나니 형, 오빠로 불러라" 하더니, C양이 따르지 않자 "오빠라고 부르라고 했지, 뭘 잘못 했는지 알 때 까지 친다"며 C양의 엉덩이를 손으로 쳤다.
당시 C양은 고등학교 자퇴를 결심한 B군이 담임인 A씨와 사이가 나빠지면 자퇴 처리에 문제 생길 것을 염려해 이같은 추행 사실을 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계속해서 성희롱을 일삼았다. 그 해 5월 중순경 B군과 C양이 입맞춤을 하고 있는 것을 본 뒤 "나도 뽀뽀 좋아한다. 나도 뽀뽀해줘"라며 "내가 지금 조건만남을 하고 왔는데, C양보다 가슴이 크더라"라는 내용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 A씨는 6월초엔 잠을 자려고 누워 있던 B군과 C양에게 "내 앞에서 성관계를 해주면 안되겠냐"는 말을 하기까지 했다. A씨는 B군이 부탁을 거절하자 "우리 사이가 그것 밖에 안되냐"며 계속해서 자신의 앞에서 성관계를 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B군이 중학교 때 알게 된 선생님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알려져 수사로 이어졌다. A씨가 B군과 C양에게 했던 행동을 B군이 말했고, 상담선생님이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A씨의 범행을 알게 된 학교는 같은 해 7월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A씨는 수사를 거쳐 이듬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C양의 엉덩이를 치거나 성관계를 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같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B군과 C양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을 감안하고,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교사로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지도·교육할 의무가 있음에도 가출을 묵인·방조하고 공공연하게 성매매 사실을 말하면서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한 바, 범행의 경위와 수법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들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한 피고인의 범행으로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과 그에 따른 책임을 일부 인정하고 있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A씨 측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현재까지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등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 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원심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