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신도시 특혜 의혹' 첫 재판…남욱·정영학 혐의 부인 "이익 취한 것 없다"

유동규·정영학·정재창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 출석

남욱 측 "사실관계 인정하지만, 배당 이득 취하진 않아"

정영학 측 "민간 사업자도 부패방지법으로 처벌 가능한지 의문"

유동규 "혐의 상당 부분 인정하지만…변호사 선임 후 말할 것"

남욱 변호사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대장동 일당' 남욱 씨가 추가 기소된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혐의를 부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7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씨, 정영학 씨의 부패방지법 위반 사건 첫 공판을 열었다.

위례자산관리 대주주로 사업에 참여한 정재창 씨,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 대표를 지낸 주모 씨도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나왔다.

남 씨의 변호인은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은 2013년 보유 주식을 정재창 씨에게 양도해, 배당 이득을 취한 바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남씨 측은 이 사건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 포함되는지도 의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정영학 씨의 변호인도 "구 부패방지법에는 공직자의 처벌 규정만 있고, 공직자로부터 비밀을 전달받아 이를 이용한 상대방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며 "민간 사업자를 부패방지법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 없이 홀로 재판에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재판부가 거듭 묻자 "변호사 선임 후 말하겠다"며 입장을 보류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공모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도 국선 변호인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가 전날 사선 변호인을 선임했다.

검찰은 모두절차에서 이들이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남 씨도 지난달 21일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공판에서 "위례 사업권을 받는 대가로 선거자금을 만들어주기로 약속했다"며 "이재명 시장 측에 전달된 금액이 최소 4억 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013년 7월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사업에 관한 공사 내부 비밀을 공유해 위례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방법으로 호반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2017년 3월까지 총 418억원 상당의 시행이익이 나자 주주협약에서 정한 비율에 따라 호반건설 169억원, 위례자산관리 42억3천만원 상당의 배당이득을 챙기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