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케냐 정상회담…尹, 에너지·방산 분야 韓기업 진출 관심 요청

尹 "전통 우방국이자 핵심 협력국"

루토 "원자력 도입 한국과 협의 희망"

대외협력기금 10억 달러 약정 체결

윤석열 대통령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와 방산 등의 분야에서 양국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케냐 대통령의 방한은 무려 3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케냐 정상회담에서 "케냐는 1964년 수교 이래 자유 민주주의를 기치로 우리나라와 오랜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전통적인 우방국"이라며 "동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관문이자 물류 중심지로, 우리 주요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아프리카 핵심 협력국 중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교류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희망하며, 각 분야 협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케냐 에너지와 방산 분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요청했고, 우리나라가 개발한 새로운 벼 품종 지원을 통해 케냐의 식량안보 개선에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루토 대통령은 "두 나라는 역사적인 유대 관계를 가져왔고, 이는 다자주의를 비롯한 공동의 가치와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며 "양국은 서로의 관계를 확대하고 잘 가꾸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를 통해 사회· 경제적인 발전에 상호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화답했다.

루토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93%에 이르는 케냐는 또 다른 청정에너지인 원자력의 도입에 관심이 크다"며 한국과 협의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루토 대통령은 또 케냐 수도인 나이로비 시에 우리나라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과 버스 환승 시스템을 도입하겠단 의사를 밝혔고, 케냐의 의료와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한국의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 케냐산 농산물의 한국 수출 확대도 희망했다.

윤 대통령은 "케냐 발전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협력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2024~2025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우리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한편 양국은 정상회담 직후 '2022-2026년 대외협력기금(EDCF) 10억 달러 차관 기본 약정'을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기본 약정 이행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농업 현대화 분야 등에서 기여 외교를 확충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의 케냐 진출 지원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