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치솟더니...4% 주담대 사라졌다
입력 2022.11.18 10:11
수정 2022.11.18 10:15
하나·농협·전북, 4% 취급 0건
취약계층 이자부담 330만원↑
시장 금리가 연일 오르더니 주요 은행에서 4%대 저금리 대출이 자취를 감췄다.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8월 대출금리가 1~2%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여 만에 이자율이 가파르게 뛴 것이다. 여기에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우려에 따른 유동성관리로 은행권의 금리 경쟁이 더욱 치열한 양상이다.
18일 은행연합회에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일부 은행에서 4% 이하의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취급분 기준 주요 은행의 금리구간별 주담대(분할상환식) 취급 비중을 살펴보면,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금리 4.5% 아래 주담대 상품을 단 한 건도 취급하지 않았다. 농협은행의 경우 4.5~5% 미만 상품 비중도 0.40%로 사실상 5% 이상의 주담대 상품만 취급하는 셈이다.
중금리 대출에 주력하는 전북은행은 5.5% 이하 주담대 상품 취급 건수가 0건이었다. 6% 이상 상품 비중이 71.60%를 차지했다.
전체 19곳 중 이달 공시가 올라온 ▲KDB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SH수협은행 ▲DGB대구은행 ▲BNK부산은행 ▲전북은행 ▲BNK경남은행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11개 은행의 평균 금리 수준은 4.34~6.24%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금리 수준은 4.27~5.73%였다.
아직 공시가 올라오지 않은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카카오뱅크 등도 4%대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dkT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대출금리 급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1월까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기준금리를 현 3%에서 3.2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사상 첫 6회 연속 금리인상으로 지난해 말 1% 대비 무려 2.25%포인트나 뛴 것이다.
기준금리가 3.25%를 넘어서면 주담대・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 8%대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가 넘어가면 연 9~10%까지도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도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금리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부담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가계・기업 대출이자 부담이 내년 말까지 33조6000억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액은 2조6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가구당 330만원까지 증가, 생활고가 극심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연체율도 현재 0.9%에서 1.02%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았다. 한계기업과 취약차주의 부실화에 따른 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파급되는 악순환 방지를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