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장경태에 '내로남불' 역공…'빈곤 포르노' 논란 일파만파
입력 2022.11.18 00:05
수정 2022.11.18 00:05
김종혁 "쿠팡화재 때 먹방찍은 이재명은 '무슨 포르노'냐"
김미애 "장경태 사전엔 '빈곤 포르노' 있고 '사과' 없는 듯"
조은희 "김정숙 타지마할 간 건 관광 포르노라 해야 하나"
'짠내갑' 내세운 장 위원 영상에…네티즌도 '내로남불' 비판
국민의힘이 김건희 여사를 향해 '빈곤 포르노'라고 발언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향해 '내로남불'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장 위원의 주장대로라면 과거 자신이 내세웠던 '짠내 갑'이라는 이미지와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나섰던 봉사활동 역시 '셀프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당 일각에선 장 위원이 깨끗하게 사과하고 넘어가면 끝날 일이 너무 확대되고 있다며, 모든 것을 정쟁화하려는 야당의 기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7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집을 방문한 것을 두고 빈곤 포르노라고 비난했다"며 "그런 논리라면 참사 현장을 방문해서 피해자를 위로하는 건 '재난 포르노', 도의원·시의원들이 김장하고 연탄을 날라주는 건 '김장 포르노', '연탄 포르노'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14년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경남 창원에서 '떡볶이 먹방'을 찍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그럼 다른 지역에서 먹방을 찍었던 이재명 전 지사는 또 무슨 포르노냐. 제발 말이 좀 되는 소리를 하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장 위원이 가난 이미지를 앞세웠던 사실을 예시로 제시하며 이중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장 최고위원은 2021년 2월 6일 '취약 계층을 위한 연탄나눔'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한 바 있다"며 "장 최고위원 시각에서는 '셀프 빈곤 포르노' 화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원내대변인은 "장 위원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이재명 갤러리에 2022년 1월 22일 게시된 '폐지 줍는 할머니의 리어카를 밀어주는 이재명 대선 후보 사진'에 대해서도 '빈곤 포르노'라고 일갈했어야 했다"며 "장 위원 사전에는 '빈곤 포르노'란 단어는 있지만 '사과'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장 위원에게는 피해자 중심주의 사고를 찾아볼 수 없다. 가해자 중심주의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처참하기 짝이 없다"며 "잘못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고 사과를 하는 것은 정치를 떠나서 인간의 기본적 도리다. 장 위원은 사과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직 사퇴를 하고 정치권을 떠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장 위원의 이중적인 시각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장 위원 본인도 반지하에서 살고 흙수저 출신이라고 계속 얘기했다. 본인에게 빈곤 포르노 한다고 하면 기분이 좋겠나"라며 "김정숙 여사가 전용기 타고 타지마할 가신 것을 '관광 포르노'라고 하면 국민들이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원내대변인과 조 의원이 지적한 과거 2020년 총선 당시 장 위원이 '가난' '짠내' '흙수저' 등을 앞세운 선거운동 당시 영상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 위원의 2년 전 국회의원 후보 시절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화제가 됐다. 특히 국회의원 당선 직후 공개된 "'짠내 갑' 노총각 경태씨. 금배지 단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해당 영상에는 본 선거운동을 앞두고도 비용이 부족해 홍보 현수막, 선거원 운동복도 제때 제작하지 못한 장 위원의 모습이 등장한다. 또 선거운동을 끝낸 장 위원이 좁은 원룸에 돌아와 선거운동을 도우러 고향에서 올라온 아버지와 바닥에 앉아 가난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집이 어려워 2년이나 늦게 대학에 입학했고, 3시간 수업 듣고 8시간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내용의 인터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해당 영상에는 가난을 홍보 수단으로 이용한 인물이 장 위원이라며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은 내로남불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짠내 포르노"라는 댓글을 달았고, 다른 네티즌도 "반지하 빈곤 포르노"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빈곤 포르노 1인자 답다"는 댓글로 장 위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학술·사전 이런 얘기가 아니라 장 위원 본인이 무슨 의도로 이런 단어를 꺼내 썼는지가 명확할 텐데 오로지 정치적인 이유만으로 사과를 미루고 있다는 게 참 애석하다"며 "정치가 아니라 도덕적인 차원에서 사과 한 마디면 끝날 일을 이렇게까지 지루하게 끌고 가고 있다는 점에서 야당의 태도가 의심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