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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까지 주택시장 '암울'…"10명 중 6명 집값 하락 전망"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2.11.17 09:49
수정 2022.11.17 09:49

부동산R114가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15일간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6명가량이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동산R114가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15일간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6명가량이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8년부터 약 15년 동안 관련 조사를 진행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전 동기나 직전 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상승 응답 비중이 급격하게(48%→24%→12%) 줄었고, 하락 응답은 같은 기준 4배 이상(14%→38%→65%) 커졌다.


보합 전망은 22.73%로 상승 응답과 마찬가지로 직전 조사(37.49%) 대비 크게 줄었다. 상승과 보합에서 하락에 대한 전망으로 소비자들의 관점이 대거 이동했한 셈이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의 32.39%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30.81%는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소비 감소와 수출 부진으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과거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고공 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빨라지는 등 대출 이자 부담이 주택 수요 이탈을 불러오는 모양새다.


이어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12.41%)' 응답 비중이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 외 하락 요인으로는 이자 및 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11.71%), 가격 부담에 따른 거래 실종(9.24%)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도 금리와의 연관성이 높았다.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29.95%)'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가의 피크아웃(고점)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세가격 전망의 경우도 하락(41.66%) 전망이 상승(20.71%) 보다 우세했다.ⓒ부동산R114

그 다음 '핵심 지역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8.50%)' 응답이 높았다.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비사업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 포진한 노후아파트의 재정비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어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9.66%),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 활성화(8.70%), 정부 규제 완화 전망(8.21%) 등이 선택됐다.


전세가격 전망의 경우도 하락(41.66%) 전망이 상승(20.71%) 보다 우세했다. 다만 보합 전망에 대한 비중도 37.63%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임대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가격 전망은 관점이 상대적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분위기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경우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 리스크(23.76%)'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최근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에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는 가운데 신축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은 역전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또 '전세대출 이자 부담으로 월세시장 이탈(19.61%)' 답변도 높았다. 평균적인 전월세전환율 고려 시 전세대출 이자 대비 월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18.37%), 최근 2~3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4.92%) 등이 전세가격 하락 이유로 선택됐다.


반대로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답한 360명 중 42.78%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부담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시장 수요를 늘려 가격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 공급 부족(19.17%) 응답이 높았다. 세금 부담과 대출이자, 물가 상승 등 다주택 유지 비용이 과거보다 커지면서 전세물건은 줄고 월세거래가 늘고 있다. 그 외 월세가격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11.94%),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8.89%),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8.89%) 등이 꼽혔다.


소비자 10명 중 4명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23.53%)'와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21.63%)'을 2023년 상반기의 핵심 변수로 선택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과 한국은행의 꾸준한 금리 인상으로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돼 대출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 성장률 둔화와 환율과 수출 등의 대외 경제여건도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이 밖에 하반기 주요 변수로는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변화 여부(15.94%),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9.61%), 물가상승(9.49%),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8.00%) 등을 선택했다.


한편 부동산R114 '상·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는 매년 2회씩 진행되며, 2023년 상반기 조사는 2022년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15일 동안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35%포인트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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