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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하루전이지만”…유통·외식업계 마케팅 활동 ‘잠잠’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2.11.16 14:34
수정 2022.11.16 14:37

사회적 분위기 고려…경기침제와 마케팅 비용 부담 등 뒤따라

모바일 선물하기는 승승장구…집주소 등 개인정보 몰라도 간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6일 오전 부산 사상구 주례여고를 찾은 수험생들이 시험장 등을 확인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2만7600여 명의 수험생이 17일 67개 시험장(별도 2곳, 병원 4곳 포함)에서 수능 시험에 응시한다.ⓒ뉴시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치고 예년 이맘때즘 진행하던 유통·외식업계 오프라인 이벤트가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대거 취소되거나 확연히 쪼그라 든 모양새다. 판촉비 부담뿐 아니라 이태원 참사로 인해 업계 전반적으로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과거 수능을 마친 고3 수험생이 수험표를 들고 백화점이나 특정 외식업장을 찾는 경우 일정 금액 할인을 해주는 프로모션이 해마다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용히 진행하거나 온라인 선물하기로 대거 전향하는 등 크게 변화된 모습이다.


유통·외식업계는 수능이 끝난 시즌을 대목으로 손꼽을 만큼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기업들을 짓누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수능을 끝내면 외부에 나가 맛집, 쇼핑 등 즐길거리를 찾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 손님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라며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각종 이벤트로 공을 들이는 시기지만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는 올해 오프라인 마케팅을 일절 하지 않거나 일부 브랜드에 한정해 진행한다. 신세계 백화점은 일부 브랜드를 제외한 대규모 이벤트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AK플라자도 수험표 지참시 할인권을 나눠주던 행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단했다.


반면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와 같이 오프라인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험표 지참시 F&B매장 할인이 대표적이다. 소비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행사 참여 브랜드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는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전사 차원에서 수능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는다”면서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 정도만 진행한다. 올해는 대부분 행사를 줄이거나 취소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이랜드 피자몰 ⓒ이랜드이츠

외식업계 역시 집객을 위한 프로모션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노브랜드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이어 매년하던 수험생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케팅 비용과 사회적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양키로 했다.


이랜드이츠는 예정대로 수험생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그러나 지난해 이어 할인폭과 함께 브랜드도 일부 조정됐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는 지난해 수험표 제시 고객을 대상으로 25%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애슐리의 경우 매월 마지막 화요일과 수요일에 ‘슐리데이’(모든 학생이 온종일 런치가격에 애슐리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수험생 한정 혜택보다는 해당 정례행사에 더 집중하고자 이번 마케팅에서 제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마케팅 축소에 대해 코로나19 장기화와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분위기 탓도 있지만 대학들의 수시모집 확대 및 수험생 감소 등의 영향이 상당 부분 작용한 탓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수능은 최근 몇 년째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다”며 “워낙 수시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능’에 집중되는 분위기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사태에 따른 홍보 자제 분위기라기 보다는 점차 시즌 자체에 대한 화제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제과가 출시한 2022 온라인전용 빼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되고 있다. ⓒ롯데제과

반면 이 같은 유통·외식업계 조심스런 분위기와는 달리 모바일 선물하기는 대거 늘려가는 추세다. 과거 치킨, 피자, 커피 등 단순한 메뉴에 불과했던 카카오톡 선물하기 품목도 올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사태와 만나 자연스레 늘어났다.


수능 선물 역시 만나서 하는 것 보다는 모바일로 하는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유통업체들은 카카오톡 입점하기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수능 선물도 엿, 찹쌀떡에 불과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간식 패키지부터 꽃다발, 수능시계, 응원묵주팔찌 등 다양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선물하기는 시대적인 흐름이지만, 최근 코로나19사태와 만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별도로 집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묻지 않아도 간편하게 선물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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