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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식자재 가격 인상에 가맹사업 접는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2.11.11 06:49 수정 2022.11.11 06:49

올 하반기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건수 2배 이상 증가

금리 인상에 가맹본부는 물론 가맹점주 부담도 커져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IFS 프랜차이즈 서울'에서 관람객이 프랜차이즈 업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가맹점이 30개 미만인 소형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가맹사업을 포기하고 직영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식재료, 포장재 등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맹본부는 물론 가맹점의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올 하반기(7~10월) 외식 프랜차이즈의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건수는 7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37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정보공개서는 해당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평균 매출액 등 예비 창업자들이 알아야 할 가맹본부의 기본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때문에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는 곧 가맹사업 포기를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작년 대비 식재료 등 가맹점 공급물품 가격이 40% 이상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가맹사업 포기의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보통 식재료 가격이 뛰면 그에 상응하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를 상쇄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가격 인상에 대한 정부 압박이나 부정 여론도 부담이지만,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의 경우 한 번에 대량의 식재료를 구매해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소형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 또 물류비, 인건비 같은 고정비 부담도 더 클 수 밖에 없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소비자 가격을 인상했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냥 가격만 올리다 보면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경쟁이 어렵다. 가맹점은 물론 본사도 갈수록 운영이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 사정이 안 좋은 일부 가맹본부는 아예 사업을 접기도 한다”며 “보통은 핵심 상권 직영점만 남겨놓고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향후 다른 아이템의 테스트 베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큰 폭으로 상승한 식재료 가격과 함께 금리 인상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가맹본부의 경우 사업 초기 가맹점 확대를 위해 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중 은행 금리 인상으로 이자 감당이 어려워진 탓이다.


소비 위축 등으로 가맹점 모집이 계획대로 않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만 커지다 보니 가맹본부의 부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은 총 73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5% 증가했다. 법원행정처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금리 인상에 대한 고충은 가맹점도 마찬가지다. 보통 창업 과정에서 대출을 이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이달 초 대출 금리가 한 번에 1.5%p 이상 올랐는데 연말에 다시 한 번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불안하다”며 “주택 대출까지 있다보니 이자 부담이 너무 크다. 장사도 잘 안되는데 잘못하다가는 신용불량자가 되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규모가 있는 가맹본부는 시중 은행과 연계해 가맹점주에 자체적으로 창업 대출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은 오히려 이자 부담에 시달리며 재무구조를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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