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파장…與 "야만이라는 말조차 관대"
입력 2022.11.15 10:52
수정 2022.11.15 10:53
與, 명단 공개 분노…민주당 공범 의심도
주호영 "尹 정부 공격 위한 의도 노골적"
민주당은 선 긋기 "동의 없는 공개 부적절"
친민주당 성향의 한 매체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데 대해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패륜적 범법 행위"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명단 공개의 배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15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주호영 원내대표는 "명단 공개는 법률 위반이라는 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음에도 공개를 강행한 것은 그들의 의도가 얼마나 악의적이고 치밀한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희생자들의 존엄과 유족의 아픔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비뚤어진 정치적 목적 달성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광우병 사태, 세월호 사건처럼 사실을 왜곡·과장하고 확대재생산한 다음, 지속적으로 정부를 공격해 타격을 주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너무나 노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패륜의 1차 목적은 이재명 대표를 지키는 것이고, 최후 목적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뜻에 따라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것"이라며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이라는 말조차 그들에겐 노무 관대하다. 민주당과 민주당을 따르는 매체들에 대해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명단을 공개한 매체 민들레와 선을 긋고 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 명의로 "유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전날 내놨다.
하지만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당 전략기획위원장 사이 '명단 공개' 이야기가 처음 나왔다는 점,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 인사들도 같은 주장을 했다는 점, 명단을 공개한 '민들레'는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참여한 친민주당 성향 매체라는 점 등에서 사실상 민주당이 배후가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발표에 관여되는 분들이 친민주당 성향 인사들이나 민주당에 몸담은 사람도 있기 때문에, (민주당도) 암묵적으로 서로 동의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악의적 의도와 정략적 목적을 가지고 명단을 공개한 것으로 보이는데 법률적 판단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명단 공개가 잘못됐으면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게 바람직한데 왜 침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자신들이 기획한 것인데 여론의 비판이 크니 찬성하지도 비판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가 아니냐"고 질타했다.
앞서 13일 친민주당 성향 매체 '민들레'는 유족의 동의 없이 피해자 155명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일부 유족들의 반발로 11명의 이름을 비공개로 수정하기도 했다. 민들레는 "신원이 특정되지 않지만 그래도 부담스럽다는 뜻을 전해온 유족 측 의사에 따라 희생자 몇 분 이름은 성만 남기고 삭제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