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도 ‘똘똘한 한 채’가 대세
입력 2022.09.08 06:30
수정 2022.09.07 18:16
구인난에 인건비 상승으로 다점포 운영 갈수록 어려워
매장 줄이는 대신 인테리어 바꾸고 인력 충원
가맹점 수 감소에 가맹본부도 난감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선택과 집중 전략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프랜차이즈 산업 고성장 시대에는 여러 점포를 동시에 운영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했다면, 현재는 인력난과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 부담으로 경쟁력 있는 단일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는 추세다.
국내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매물로 등록된 점포의 수는 1200여개에 달한다. 전달 같은 기간 531개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방역당국의 제재로 장기간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은 데다 금리 인상 등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을 접는 점주들이 늘어난 탓이다.
특히 다점포 점주들은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장사를 하고 싶어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인력난 심화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처럼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점포 점주의 경우 보통은 매출이 높거나 상권이 좋은 하나의 점포에만 점주가 상주하고 나머지는 직원들에게 일임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종업원 구인난이 심화되고 인건비 부담마저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거나 적자를 보는 점포가 늘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고기구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3개 매장을 운영했는데 인건비, 임대료 비용이 커지면서 현재는 한 곳만 운영 중”이라면서 “매장이 많으면 직원들도 많이 써야 하는데 요즘엔 시급을 올려줘도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배달 전문 매장은 직원이 덜 필요하니까 유지될지 몰라도 홀 장사를 하는 곳은 버틸 수가 없다”며 “두 곳을 정리하는 대신 1호점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직원을 보충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가맹점주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그간 다점포 비중이 높은 브랜드들은 이를 신규 창업자 모집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다점포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매장 수익이 좋고 운영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새로 가맹점을 여는 창업자 입장에서도 관리가 쉽고 일정 부분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의미다.
아울러 프랜차이즈 산업은 매장 수가 늘어야 본부의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인 만큼 가맹점 수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도 불가피하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본사 입장에서는 점주 간 매장 양도양수가 이뤄질 때마다 보통 가맹비나 교육비를 새로 받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안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주인이 자주 바뀌는 식당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