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경찰, 공무원들은 다 빼고…손 '덜덜' 떨며 브리핑 소방서장을 도대체 왜 입건?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2.11.09 10:28
수정 2022.11.09 10:44

"경찰들, 구청·시청 공무원들 다 빼놓고 현장에서 가장 고생한 분을 입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입건 소식에 온라인 옹호 여론 '봇물'

앞서 특수본, 핼러윈 참사 사전 대비와 참사 이후 대응 미흡했다며 최 서장 입건

휴대전화·업무수첩 확보, 법적책임 묻을 수 있는 지 검토中…아직 소환 통보는 받지 않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던 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이 마이크를 쥔 손을 떨고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현장 브리핑을 맡았던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가운데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했는데, 왜 처벌하느냐"는 옹호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소방당국에서 압수한 증거물 분석과 참고인 진술을 종합한 결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있는지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9일 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를 보면 최 소방서장 입건 소식이 전해진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그를 응원하는 글이 800건 넘게 올라왔다. 대부분 "일선에서 구조에 힘쓰며 고생한 분은 지켜줘야 한다", "현장에서 얼마나 애썼는지 국민 모두가 안다",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누가 감히 책임을 묻겠느냐" 등 수사가 부당하다는 내용이다.


전날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도 '소방서장'이 주요 키워드로 올랐고 관련 글은 약 1만 개나 쏟아졌다. 최 서장이 브리핑 도중 마이크를 쥔 손을 덜덜 떨던 장면을 떠올리며 "누구보다 안타까워 하면서 죄책감을 느낀 분"이라고 말한 글은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외에도 "놀다 늦은 것도 아니고 머리 출혈 환자를 이송하다 늦은 건데 과실치라니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최 소방서장은 참사 발생 3시간여 전인 오후 7시10분께부터 이태원 일대에 줄곧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소방서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안전근무 책임관이었다. 소방서는 지난달 28일∼31일 나흘간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이태원119안전센터 등에 안전근무 인원을 배치했다. 최 소방서장은 현장에서 직원들을 격려하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참사가 난 골목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그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첫 119 신고가 접수된 지 13분이 지난 오후 10시28분이다. 이태원119안전센터에서 사고가 발생한 골목 입구까지 직선거리는 불과 210m지만 당시 일대에 몰려든 인파 탓에 이동이 더뎠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업무태만과 늑장보고 등 총체적 부실대응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경찰 간부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소방 당국이 핼러윈 축제 사전 대비와 참사 이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보고 책임자인 최 서장을 입건했다. 소방당국이 112신고를 접수한 경찰로부터 공동대응을 요청받고도 인력투입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최 소방서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인데, 특수본은 8일 최 소방서장 집무실을 찾아 영장을 제시하고 휴대전화와 업무수첩 등을 확보했다. 최 소방서장은 아직 경찰로부터 소환조사 일정을 통보받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