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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기업대출 부실 '꿈틀'…실적 선두 경쟁 '변수'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2.11.07 10:09
수정 2022.11.07 22:05

고정이하여신 증가 전환 '경고음'

금융지원에도 위험 확대 '변곡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본점 전경.ⓒ각 사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기업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부실 규모가 최근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돼 온 금융지원에 힘입어 은행권 전반의 기업대출 부실이 줄곧 축소되던 와중 리스크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맴돈다.


자영업자 대출에 잠재된 위험이 금융지원 방파제를 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을지 여부가 국민·신한은행의 실적 선두 경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관련 고정이하여신은 총 1조8729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2.4% 줄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사례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통상 부실채권을 분류하는 잣대로 쓰인다.


은행별로 보면 흐름은 다소 엇갈렸다.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이 5829억원으로 1.8% 늘며 조사 대상 은행 중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해당 금액 역시 5128억원으로 6.2% 증가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4175억원으로, 우리은행은 3598억원으로 각각 8.9%와 11.3%씩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이 감소했다.


4대 은행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부실채권 확대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우선 4대 은행 가운데서도 대출 규모가 큰 곳들이기 때문이다. 시장 영향력이 강한 두 은행에서 부실이 꿈틀대는 현실은 위기감을 더욱 키우는 대목이다.


기업대출 부실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몸집을 줄이다가 변곡점을 맞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초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 납입을 유예해주는 금융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로 인해 연체 기로에 놓였던 자영업자 차주들이 위기에 빠지지 않으면서 대출 리스크는 계속 억제돼 왔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말 현재 4대 은행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은 2019년 말과 비교하면 36.7%나 줄어든 액수다. 이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27.7%, 신한은행은 27.5%씩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이 감소했다.


소상공인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여전히 시행되고 있음에도 대출 부실이 늘기 시작했다는 건 결국 정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거리다. 더 이상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납입 유예만으로 연체를 막기 힘들 만큼 자영업자의 경영 상 어려움이 커졌다는 얘기여서다.


대출 부실채권 확대는 은행 입장에서도 악재다. 고정이하여신이 불어날수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하고, 그 만큼 순이익이 빠지게 되는 구조여서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실적 1위 자리를 두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충당금을 얼마나 잘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만큼 순이익 격차가 박빙인 상황이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거둔 당기순이익을 보면 신한은행이 2조5925억원으로 국민은행(2조5506억원)을 400억원 가량 차이로 따돌렸다. 이대로라면 신한은행은 지난 3년 간 국민은행에 빼앗겼던 순이익 최대 은행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2018년까지 국민은행을 앞섰지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선두 자리를 내준 상태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은행권도 실적 관리에 있어 리스크 관리 비용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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