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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차 당대회] 후진타오의 퇴장 파문, 가라앉지 않고 증폭되는 이유는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2.10.25 16:24
수정 2022.10.25 16:53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 옆에 앉은 후진타오 전 주석이 열어 보려던 서류를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오른쪽)이 가져가 한 관계자에게 넘겨주고 있다. ⓒAP /뉴시스

후진타오(胡錦濤·80) 전 국가주석이 지난 22일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끌려나가는 듯한 퇴장 모습을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건강 문제로 자리를 뜬 것이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지만 후 전 주석이 자리를 뜨길 원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트위터 등을 통해 널리 확산한 1분26초 분량 촬영 영상에는 후 전 주석이 수행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의 부축을 받으며 대회장인 인민대회당을 떠나기 전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상에는 후 전 주석 오른쪽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왼쪽에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임위원장이 앉아 있었다. 후 전 주석은 책상 위에 놓인 빨간색 서류 파일을 열어보려 팔을 뻗었다. 옆자리에 있던 리 위원장이 후 전 주석의 팔목을 잡으며 해당 서류 파일을 자기 쪽으로 가져왔다. 그러자 후 전 수석은 심기 불편한 내색을 보였고, 리 위원장은 후 전 주석에게 뭔가 말을 건넸다. 후 전 주석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후 후 전 주석이 서류를 돌려달라는 듯 리 위원장의 손을 툭툭 치면서 후 전 주석과 리 위원장이 미묘한 실랑이를 벌이는 듯한 장면이 이어졌다. 이를 지켜본 시 주석은 어딘가 눈짓을 보내는 듯했다. 쿵사오쉰(孔紹遜) 당중앙판공청 부주임이 시 주석 옆으로 온 모습이 담겼다. 이어 수행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후 전 주석 뒤로 다가왔다.


결국 후 전 주석은 수행원에 이끌려 퇴장했다. 나가면서 시 주석에 몇 마디 말을 건네고 옆에 앉은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상황은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당서기 자격으로 당대회에 참석한 후 전 주석의 아들 후하이펑(胡海峰)도 대표단석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영상 속의 후 전 주석은 과거에 비해 크게 쇠약해진 모습이었기에 건강문제 때문에 퇴장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설득력이 없어 보이진 않았지만, 이와 동시에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인 후 전 주석의 의사에 반해 그를 떠나게 한 정황 또한 분명해지면서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당 대회를 지켜보는 후 전 주석은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대회에서 발표한 인사에서 자신의 정치적 배경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가 사실상 와해됐다. 전인대 상무위원장 이동설이 나돌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물러나나고 총리 후보로 유력하던 왕양(汪洋)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이 탈락했으며, '리틀 후'로 불리며 역시 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정치국 상무위원 승진은커녕 딩중앙 정치국위원마저 탈락한 것이다.

여기에다 자신의 아들인 후하이펑 리수이시 당서기가 중앙위원(205명)은 물론 후보 중앙위원(171명)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한 점 등이 여러가지 정치적 추측을 낳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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