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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차 당대회] 시진핑 1인지배 체제 완성… 집권 3기 최고 지도부 ‘모두 그의 복심’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2.10.23 16:17
수정 2022.10.23 16:24

리창·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측근 4명 정치국 상무위 진출

‘총리후보 거론’ 공청단파 후춘화 중앙정치국 위원도 탈락

中3개 정계파벌 중 상하이방·공청단파 등 다른 파벌 ‘전멸’

시진핑(앞줄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마친 뒤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 리창(앞줄 오른쪽), 자오러지(두번째줄 오른쪽)과 왕후닝(두번째줄 왼쪽) , 차이치(셋째줄 가운데), 딩쉐샹(셋째줄 왼쪽), 리시(셋째줄 오른쪽)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시진핑(習近平) 집권 3기 최고 지도부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특히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파로 유력 총리 후보로 거론된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정치국 상무위 진출에 실패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국 위원으로도 뽑히지 못한 것은 충격적이다. 이에 따라 최고 지도부는 시 주석과 그의 최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으로 모두 채워지고,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공청단파 등 다른 파벌은 사실상 전멸했다.


리창(李强) 상하이시 당서기,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리시(李希) 광둥성 당서기가 새롭게 최고 지도부에 합류했다. 신임 상무위원들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시진핑 2기에서 각각 당의 감찰 업무, 선전·사상을 주관했던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후닝(王滬寧) 중앙서기처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잔류했다.


새로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한 리창 당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에서 근무할 때 그의 비서실장을 지내 시 주석의 저장성 인맥, 이른바 ‘즈장신쥔](之江新軍) 중 한 명이다. 딩쉐샹 주임은 시 주석의 상하이시 당서기 근무 시절 비서실장으로 인연을 맺었고 지난 10년간 그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차이치 당서기는 과거 푸젠(福建)·저장(浙江)성에서 근무할 당시 10년 넘게 시진핑을 보필해 온 충실한 옛 부하로 시자쥔의 대표적 인물이다.


상무위원 합류와 동시에 ‘당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임명된 리시 당서기는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勛) 전 부총리의 동료인 리쯔치(李子奇) 간쑤(甘肅)성 서기의 비서를 지낸 경력으로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다. 2006∼2011년 옌안(延安)시 당서기를 지낼 당시 시 주석이 과거 지식청년 하방(下放·지식인 노동개조 운동) 생활을 했던 량자허(梁家河)촌의 관광지 개발에 앞장서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집권 3기 최고 지도부를 호명하고 있다. ⓒAP/뉴시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에서 선두에 서서 입장한 뒤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순으로 집권 3기를 함께 이끌 동료 상무위원을 호명했다. 당내 서열을 의미하는 이 순서로 미뤄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낸 리창 당서기가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후임 국무원 총리로 선출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광둥성 당서기를 지낸 리시 당서기는 이날 1중전회에서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선출됐고, 당중앙서기처 서기와 부총리 자리를 차이치 당서기와 딩쉐샹 주임이 각각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잔류한 자오러지 서기는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전국위원회 주석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체제 3기는 외형만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했을 뿐 실질 면에서는 ‘시진핑 1인 지배 체계’를 완전히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는 당총서기가 정무와 인민해방군을 이끌되 당의 2인자인 국무원(행정부)을 이끄는 총리가 경제를 총괄하며 총서기를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앞두고 친기업 성향으로 부총리를 지낸 왕양(汪洋) 전국정협 주석이 차기 총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왕 주석이 3기 지도부에서 탈락하면서 중국 총리는 시 주석의 지시를 받는 이행하는 정책 집행자 수준으로 위상이 격하될 전망이다.


시진핑 3기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집권 말기 만들어진 ‘칠상팔하’ 원칙이 깨진 것도 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를 촉진할 전망이다. 정치국원 이상 당 지도부 교체 때 만 67세는 남고 68세는 은퇴한다는 불문율로, 명확한 은퇴 기준이 없는 중국 공산당에서 고위층의 장기집권을 막던 유일한 안전판이었다. 하지만 시(69) 주석 본인을 비롯해 장유사(張又俠·72)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왕이(王毅·69) 외교부장이 칠상팔하 관례를 깨고 앞으로 최소 5년 더 일하게 된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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