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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만들다 숨진 빈소에 땅콩빵 놓고 간 SPC…경찰, 압수수색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2.10.21 09:48
수정 2022.10.21 09:58

유족 "우리 아이 공장에서 일하다 숨졌는데…빵 주는 게 말 되나"

SPC 측 "SPC 직원·가족 상 당하면 나가는 경조사 지원품 중 하나" 해명

경찰·고용노동부 20일 SPC 계열사 SPL 본사와 제빵공장 압수수색

노동부 경기지청, 혼합기 끼임 방호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 없어 발생한 것으로 추정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주최로 20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SPL 평택공장 산재사망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 헌화를 위한 국화가 놓여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이 빵공장 기계에 끼여 숨진 가운데 사측이 장례식장에 조문객 답례품으로 파리바게뜨 빵을 놓고 가 논란이 일고 있다. SPC 측은 "통상적으로 지원되는 상조 지원품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평택에 있는 SPC 계열사 SPL 본사와 제빵공장을 압수수색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최근 SPL 제빵공장에서 교반기 작업 중 사고로 숨진 A(23)씨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이 담긴 박스 두 상자를 놓고 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6일 빈소에서 이를 발견한 A씨의 유족이 사진을 한 매체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유족 측이 공개한 사진에는 상자 안에 땅콩크림빵과 단팥빵이 들어있었다. 유족은 "장례식장 직원들은 회사에서 주라고 하니까 (조문객에게) 싸서 나눠줬다고 하더라"며 "우리 아이가 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숨졌는데 이 빵을 답례품으로 주는 게 말이 되냐"고 한 매체에서 말했다.


해당 사진이 온라인이 퍼지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는 못할망정 빵을 먹으라고 보낸다"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행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잇다. 민주노총은 공식 트위터에 "해도 해도 너무한다. SPC 절대 사지도, 가지도 맙시다"라며 SPC에 대한 불매 운동을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SPC 측은 통상적인 경조사 지원품 중에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SPC 관계자는 "SPC 직원이나 그 가족이 상을 당하면 일괄적으로 나가는 경조사 지원품 중의 하나"라며 "깊이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20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SPC 계열사 SPL 본사와 제빵공장을 압수수색했다. 노동부 경기지청은 이번 사고가 혼합기 끼임 방호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없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15일 오전 6시 20분쯤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교반기 앞에서 일하다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끼여 숨졌다. 사고가 난 교반기는 끼임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기계가 멈추는 인터록(자동방호장치)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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