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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가볍고, 통쾌하게…안방극장 단골 된 ‘법정물’의 변화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9.28 11:10
수정 2022.09.28 11:10

‘천원짜리 변호사’→‘디엠파이어’·‘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등 TV, OTT 등에서 법정물 인기

단돈 천 원만 주면 사건을 맡아주는 ‘갓성비’ 변호사부터 단단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법복 가족까지. 법조인을 내세운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장르 특성상 사건의 내용도, 담고 있는 메시지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유쾌한 분위기로 극을 전개하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 중인 법정물만 5편…드라마 인기 소재된 법조인

KBS2 ‘법대로 사랑하라’, tvN ‘블라인드’, SBS ‘천원짜리 변호사’, JTBC ‘디 엠파이어’, 디즈니+의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등 무려 5편의 법정물이 TV로, OTT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앞서 종영한 MBC ‘빅마우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tvN ‘군검사 도베르만’, MBC ‘닥터 로이어’, 넷플릭스 ‘소년심판’, SBS ‘왜 오수재인가’를 비롯해 KBS에서 방송을 앞둔 ‘진검승부’까지. 변호사, 판사를 비롯한 법조인들이 최근 드라마의 인기 소재가 되고 있다.


기득권층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디 엠파이어’와 같은 묵직한 작품도 물론 있지만, 일상과 밀접한 사건을 다루거나 로맨스와 결합하는 등 유쾌한 매력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의 대형 로펌 적응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가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약점을 어떻게 딛고 성장하는지를 뭉클하게 다루는가 하면, 해고 노동자, 어린이, 탈북자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생활과 밀접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었다.


현재 방송 중인 ‘천원짜리 변호사’는 천 원만 주면 사건을 맡아주는 변호사의 활약기를 담아내고 있으며, ‘법대로 사랑하라’는 검사 출신 한량 건물주와 4차원 변호사 세입자 김유리의 알콩달콩 로맨스를 함께 그려내고 있다. 괴짜 변호사의 유쾌한 활약부터 로맨스와의 결합까지. 어렵지 않게 극 중 사건들이 몰입을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물어뜯는 독종 변호사와 꽂히면 물불 안 가리는 별종 변호사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는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역시도, 극과 극 주인공들의 서로 다른 개성을 확인하는 흥미가 있는 드라마다.

유쾌하고 쉽게 풀어내며 호평…천편일률적 주인공 활약은 기시감

각종 사건, 사고들을 전문적으로 다뤄내는 만큼 주제의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음에도, 이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면서 사건 말미 느껴지는 쾌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유쾌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최근의 흐름이 법정물의 전개 방식과도 맞물리는 셈이다.


동시에 즐기며 작품을 접하는 사이, 소년 범죄, 군대 내 부조리를 비롯해 성차별, 또는 노동자 인권 문제 등 각 사건들이 담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곱씹어볼 수 있다는 것도 법정물의 장점이다. 때로는 극 중 등장하는 사건이 남기는 여운을 통해 화제성을 높이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끌어내기도 한다.


여기에 다양한 판례를 바탕으로 하는 법정물 특성상, 새로운 에피소드들로 극을 전개하게 되는데 이것이 긴 호흡보다는 짧은 호흡을 원하는 지금의 시청 방식과도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유쾌하고, 통쾌한 매력을 담아내기 위해 주인공의 활약을 강조하게 되는데, 이에 캐릭터 성격 및 전개 과정이 지나치게 유사해지는 측면이 있다. 소재 자체의 피로도는 물론, 서민들의 편에서 악에 맞서 싸우는 히어로형 주인공들의 짐작 가능한 활약이 갈수록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적 면모보다는 판타지적 특성이 강조되면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5%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법대로 사랑하라’, 첫 방송부터 8.1%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천원짜리 변호사’ 등 아직은 시청자들에게 법정물의 매력이 통하고 있지만, 유사한 소재가 쏟아지고 있는 만큼 식상함에서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도 필요해진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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