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생활물가 공포②] 추석 이후에도 상승세 쭉…가격인상 연쇄 폭발 걱정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2.09.16 07:01
수정 2022.09.15 16:44

상반기 급등한 원자재값 반영…고환율 여전히 변수

매출절벽에 내몰린 외식업자, 이번에도 ‘물가 상승’

소비자 가격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 또 다시 높아져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뉴시스

추석 연휴 한고비를 넘겼지만 ‘살인적 물가’는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당분간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돌입했고, 일부는 가격 조정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농심이 신라면 등 라면값을 1년 만에 추가 인상한 데 이어 식품회사들이 발효유, 치즈, 육가공품 등 가공식품 가격을 전방위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가공식품이 하반기 장바구니 물가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라 소비자 부담을 가중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공식품 중 서민 음식을 대표하는 라면의 경우 가격 인상이 이미 시작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지난 15일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인상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에 또 다시 제품 가격을 올렸다.


농심이 신호탄을 쏘자 팔도도 10월 1일 부로 팔도비빔면, 왕뚜껑, 틈새라면빨계떡 등 라면 가격을 평균 9.8%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아직 라면 가격 인상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서는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보고 있다.


과자 가격도 오름세다. 오리온도 15일부터 초코파이와 포카칩을 비롯한 16개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오리온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건 지난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초코파이는 12.4%, 포카칩은 12.3%, 꼬북칩은 11.7%, 예감은 25%가량 올렸다.


이런 가운데 기타 먹거리도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다. 정부와 생산자단체, 유가공업계 등이 원유 가격 인상을 위한 논의가 예정돼 있어 이르면 내달 우유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원유 가격 인상에 합의할 경우 이르면 다음 달부터 L당 400~500원 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유가공 및 음료 제품은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 되고 있다. hy는 이달부터 야쿠르트라이트 가격을 200원에서 220원으로 10% 올렸고, 동원 F&B도 치즈·요구르트 등 9개 제품 가격을 6~23%가량 인상했다.


닭가슴살 등 육가공 제품도 마찬가지다. 하림은 이달 닭가슴살 제품과 소시지 등을 대형마트에서 5~7%, 편의점에서 8~9% 인상했고, 사조대림 역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닭가슴살 제품을 12.1% 조정한 바 있다.


식품업계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의 영향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재료 수입단가가 올라 원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6개월~1년치 원재료를 선구매하는 만큼 상반기 급등한 국제 곡물가 등을 하반기 제품 가격에 적용한 것”이라며 “물류비와 인건비, 포장재 등 부자재값 상승도 제품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음식점 앞에 김밥 등 각종 음식메뉴 가격표가 보인다.ⓒ뉴시스
◇ 식품 가격 인상, 외식 가격에도 영향…“소비자 부담 가중”


문제는 가공 식품 가격 인상으로 끝나지 않고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가공식품 인상이 확산하면 외식 물가도 덩달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라면, 국수, 조미료, 햄, 유제품 등은 식당이나 카페 등의 음식료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식재료값마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서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집밥족’ 비중이 증가하면서 외식은 줄고 서민들의 소비 씀씀이도 감소한 상태다.


대형 외식업체들은 대량구매 계약을 진행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지만 외식업 자영업자들은 타격은 크다. 매출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이번에는 ‘물가상승’ 이라는 또다른 폭탄까지 떠안았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9~10월 ‘물가 정점’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급등하는 환율과 유럽 에너지 대란 위기, 폭우에 따른 작황 부진 등의 변수로 물가가 정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달러 초강세로 농축수산물 수입물가가 8개월 연속 30%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때보다 높은 7%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재료 인상에 대한 부담은 당장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생활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 자연히 서민·중산층 가계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 강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전체 주문의 10%가량을 차지하는 라면 공급가가 인상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대량 주문을 넣어놨다”며 “라면값 인상 후 판매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시기를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 <*[생활물가 공포③] [현장] “쇼핑 무서워요”…옷값마저 천정부지, 소비심리 ‘꽁꽁’>에서 이어집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