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화두는] ② 여야가 올린 '이재명' '김건희'…국민 관심은 어디로
입력 2022.09.09 04:00
수정 2022.09.09 21:36
여야, 추석 민심 쟁탈전 나섰지만
국민 피로도↑...민생·협치는?
민생 외면 비판 피하기는 어려워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각각 '이재명', '김건희' 공격에 들어가며, 추석 민심 쟁탈전에 나섰다. 여야는 서울역과 용산역을 찾아 귀성길 인사에 나섰지만, 국민이 진짜 관심을 두고 있는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재명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해 "정치탄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의 억지 기소에는 늘 그래왔듯 사필귀정을, 국민과 사법부를 믿으며,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민생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무능과 실정을 감추려는 저열하고 부당한 최악의 정치 기소"라며 "어느 국민도 납득할 수 없는 반협치의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는 처음일 것"이라며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사정권의 정치탄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날 국민의힘의 이 대표 공격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김건희 여사를 타깃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특검법은 현실적으로 처리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어 상임위원회 심사 문턱을 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역시 '김건희 특검 실현 가능성'보다는 '여론전'에 더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 업체 사적 수주 의혹 등 대통령실 이전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단을 꾸리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이 이 대표 수사에 대한 국민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교묘한 술책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한 '전형적 물타기'로 국민을 속이는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민주당이 문재인 정권 하의 친정권 검찰이 수사한 사건에 대해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특검을 주장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여야가 각각 서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해 강대강 대치 구도를 유지하며 추석 밥상 민심 쟁탈전에 나섰지만, 국민 피로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여야 모두 앞다퉈 내세우고 있는 '민생'과 '협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길 인사에 나섰다. 검찰 기소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용산역을 먼저 찾은 이재명 대표는 귀성객들에게 "고향에 잘 다녀오시라"며 추석 인사를 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같이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며 "주어진 여건이 어렵지만, 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전국위원회 의결절차를 통해 공식 임명된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첫 외부 일정으로 오후 서울역을 택했다. 정 위원장은 지도부와 함께 허리를 숙이고 "열심히 하겠다"며 귀성객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