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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경제위기, 노조도 변해야 산다 [임유정의 유통Talk]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2.09.13 07:02 수정 2022.09.13 02:22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심각한 위기

대기업 강성노조 올해도 파업 이어가

“노동 운동 바뀌고, 정부 기조 달라져야”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린 원청 사용자성 인정, 손배가압류 철회, 노조법 개정, 하이트진로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최근 한국경제는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 불안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는 뒷걸음질 치고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에 장바구니 물가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민주노총(민노총) 총파업까지 잇따라 이어지면서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와 더불어 미국경제의 금리상승에 따른 전 세계 경제정책기조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매서운 바람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비례한 국민의 체감 경기도 갈수록 최악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기업 강성노조들의 제밥그릇 챙기기식 집단 행동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노조 파업은 기업 경영에 치명타를 안기는데,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화이트진로 본사를 수개월 점거했고, 민노총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역시 지난해부터 가맹점 앞 산발적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민노총은 우리 사회 최대의 문제 집단이다. 모든 부문이 선진화로 향하는 대한민국에서 민노총은 비정상을 넘어 통제 불능의 존재가 됐다. 공장을 멈춰 세우고, 공사를 훼방 놓고, 집단 괴롭힘으로 기업을 위기로 몰아가는 것이 동네 건달을 빼닮았다.


이들이 행하는 대형 파업들을 보면 한국은 좀처럼 변하지 않은 사회다. 반기업적 노조세력들의 퇴행성은 그대로다. 많은 국민이 외면하는 데도 그렇다. 양보란 없다. 입맛에 조금만 맞지 않으면 내부 총질은 물론 외부에도 수시로 칼을 휘두른다.


물론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대변하는 단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진리다. 그러나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 경제와 시민들을 볼모로 삼는 현재의 노동 운동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과거와 같지 않다.


노동 운동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 노동자를 대변하고 권리를 찾겠다는 명분으로 법 테두리를 벗어난 행위는 멈춰야 마땅하다. 국민들의 여론을 등진 노동 운동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노조의 불법 행위들이 기업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주장이 다수를 위한 목소리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임금근로자의 4.5%와 3.5%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노동계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국가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노사가 한발짝씩 양보해 합리적 해결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정부도 이제는 집단행동에 무조건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수용가능한 조건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주장하며 불법행위를 저지른다면 무관용 원칙을 통해 잘못된 관행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우리나라 노사의 힘은 기형적으로 불균형 상태에 있다. 노조의 집단이기주의 투쟁은 결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일자리 파괴로 이어져 국가경제의 성장 엔진을 꺼지게 만든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유례없는 경제위기 속, 이제는 노조도 변해야 함께 살아남을 수 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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