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주현영, 첫 정극 ‘우영우’ 통해 얻은 것
입력 2022.09.14 09:19
수정 2022.09.14 09:19
“동그라미 ‘너무 어렵다’고 생각…‘척’ 하지 않고 표현을 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연기적으로 풀리지 않을 때 등 언제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제작진, 선배들을 만났다는 건 행운.”
‘SNL 코리아’에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배우 주현영이 신인 답지 않은 능청스러운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연이어 코믹 연기에 도전하게 되면서,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에 패닉이 올 만큼 고민을 하지만 할 때도 있지만 주어진 역할을 차근차근 소화하면서 즐겁게 부담감을 극복 중이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친구 동그라미 역을 맡은 주현영은 통통 튀는 매력으로 드라마의 유쾌한 분위기를 극대화했었다.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친구가 된 이후, 영우의 곁을 지키는 그라미의 든든함에 많은 시청자들이 응원을 보내면서, 주현영은 ‘SNL 코리아’에 이어 또 한 번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됐다.
처음에는 동그라미라는 캐릭터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영우에게는 하나뿐인 든든한 친구지만, 동시에 엄청난 똘끼력의 소유자로 드라마의 유쾌함을 책임져야 했던 것. 평소 그라미만큼 에너지 레벨이 높지 않다는 주현영은 꾸며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라미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대본을 읽으며 느낀 동그라미는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다. 다가가기가 난감할 것 같았다. 그라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표현 방식이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의 말과 행동들이 그랬다. 내가 그라미를 ‘척’ 하지 않고 표현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다른 선배님들과 호흡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우영우 역의 박은빈의 연기를 옆에서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SNL 코리아’에서 인턴 기자 주 기자의 서툰 면모를 코믹스럽게 풀어내면서 큰 사랑을 받기는 했지만, 정극 연기는 처음이었던 그에게 박은빈의 경험과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던 것이다.
“(박은빈 선배는) 내게 교과서 같은 사람이었다. 그동안 경험을 쌓아오면서 가지게 된 노하우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당장 흉내 낼 수 없지만 언젠가는 그런 무게감과 책임감을 가지게 됐을 때 곱씹어 보면서 적용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아무래도 첫 정극이었다 보니 심리적으로 짓눌리는 부분들도 좀 있었다. 여기서 웃겨야 하는 역할인데, ‘이걸 못 살리면 어쩌나’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만족스러워하지 못할 때마다 (선배가) ‘정말 이상하면 감독님이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잘했기 때문에 넘어갔을 것이다’, ‘그때의 그라미가 최선이었다. 자책하지 말라’라고 옆에서 자신감도 불어넣어주셨다.”
연이어 큰 사랑을 받으면서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고도 있다. 사람들의 기대 가득한 시선을 접할 때는 머리가 하얗게 될 만큼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고민을 길게 가지고 가진 않을 생각이다. 주어진 것을 차근차근 소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극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최근 영화 촬영을 마무리했는데, 현장에서 갑자기 머리가 새하얗게 됐었다. 그 장면에서 코믹적인 요소를 살려 웃겨야 했는데, 모두가 나를 보고 기대를 해주고 계시더라. 너무 경직이 되고 몸이 굳더라. ‘재미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 ‘이 부분을 기대하고 캐스팅해주셨는데 실망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회복력이 빠른 편이다. 이런 고민과 걱정을 해봤자 뭐가 나아질까. 이걸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빠르게 생각하려고 애를 썼다. 평소에도 고민을 하다가도 주어진 것을 잘 행하려고 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또한 주현영에게는 감사한 경험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운 것들 역시도 주현영에게는 큰 자산이 된 것이다.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배운 것들을 꺼내보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주어진 연기를 해나갈 계획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여러모로 내게 영광스러운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유인식 감독님은 ‘자이언트’를 연출하셨는데, 그 드라마의 팬이었다.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두 번째로 작가님께서 이 작품을 그리실 때, 우리 모두가 가진 선입견이나 편견 같은 것, 우리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셨었다.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시기도 했다. 그 두 분의 작품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 너무 영광스러웠다. 다른 작품을 할 때, 연기적으로 풀리지 않을 때, 멀리 보지 못할 때, 언제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제작진, 선배들을 만났다는 것도 감사하고 행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