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켓 가격②] 성수기 흔들리는 극장가, 변수가 된 ‘영화 관람료’
입력 2022.09.02 11:01
수정 2022.09.01 18:15
‘외계+인’·‘비상선언’ 예상 외 부진
여름 성수기 불구, 1000만 돌파커녕 손익분기점 돌파 우려 상황
“영화 관람료 상승, 장기적으로는 볼 때 긍정적이지만은 않아…양극화 심해질까 우려”
지난 5월 영화 ‘범죄도시2’가 3년 만에 한국영화 천만 관객 시대를 다시 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 운영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지만, 그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는 안도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에 개봉을 미루던 한국영화 대작 4편이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혔던 여름 시즌 개봉을 확정하면서, 극장가의 완벽한 부활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의 시선도 쏟아졌다.
여름 성수기 극장가, 예상 밖 부진…고민 깊어지는 영화계
그러나 4편의 영화가 모두 개봉한 현재, 다수의 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받고 있다. ‘한산: 용의 출현’이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사랑을 받고는 있지만, ‘외계+인’, ‘비상선언’은 손익분기점 조차 넘기지 못하고 아쉽게 퇴장을 해야 했다. 손익분기점이 700만이었던 ‘외계+인’은 혹평 끝에 150만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봉 4주가 지났으나 204만 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친 ‘비상선언’ 또한 손익분기점 500만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가 예상된다.
‘한산: 용의 출현’ 또한 기존의 천만 영화들에 비해선 흥행 속도가 더딘 편이다. 2017년에는 ‘택시 운전사’가, 2018년에는 ‘신과 함께’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2019년에는 ‘엑시트’가 94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깜짝 흥행에 성공했었다. 꾸준히 천만 영화를 배출하던 여름 극장가에서 1000만은 커녕,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영화 관람료는 물론, 치솟는 물가…보수적 선택하는 관객들
코로나19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영향도 있겠으나, 일각에서는 영화 티켓 가격이 상승하면서 관객들이 더욱 신중해졌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멀티플렉스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1년 반 만에 세 번이나 티켓 가격을 인상했다. 현재 성인 2D 영화관람료는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으로 조정됐다. 2019년 말 주말 1만 2000원이던 것과 비교해 3000원이 상승한 것이다.
IMAX, 스크린X, 4DX와 같은 특별관까지 범위를 넓히면 가격은 더욱 올라간다. 특별관은 평일 2만 2000원, 주말 2만 3000원 수준으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이들의 경우엔 통신사 할인 혜택에서도 제외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영화관들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화려한 볼거리를 앞세운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체험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으나, 결국 수익을 위한 하나의 전략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사고 있다.
여기에 최고점을 찍고 있는 물가상승률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5%대로 2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화 관람만이 아닌, 팝콘과 콜라부터 식사 및 쇼핑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의 특징이자 장점이 이제는 관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 해에도 몇 편씩 천만 영화를 배출하던 코로나19 이전의 분위기는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영화 관람료 상승이 투자, 제작, 배급 분야에도 아예 도움이 안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볼 때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만은 힘든 것 같다. 관객들이 점점 선택을 보수적으로 하게 될 것이고, 이러다가 영화계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우리나라 관객들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에 속하는데, 그 횟수를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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