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韓 전기차 보조금 차별 '인플레 감축법' 한·미 간 협의 진행"
입력 2022.08.30 16:11
수정 2022.08.30 21:17
美 의회, 법안 확정 상태
바이든 정부 내세우는 최대 입법 성과이기도
"의회·행정부 만나 차별조치 부당성 강조
…美측 이견 제시 없어"
지난 16일 미국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의한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지원 차별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미국 측과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이미 확정 지은 법안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으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가 홍보하는 최대 입법 성과인 점 등으로 해법 마련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태용 주미한국대사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주미대사관은 미 의회 및 행정부 인사를 다양하게 만나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했고 미국 측도 별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한 바 있다. 법이 발효되면 현대차그룹, 포르쉐 등이 판매하는 전기차는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일례로 미국 소비자가 한국산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1대당 7500달러(약 98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 받지 못하게 된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이 법안을 통해 중국산 광물·소재를 사용한 전기차 배터리의 채택을 2024년부터 제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의 핵심 자재(리튬·니켈·코발트 등)를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조 대사는 "대사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이 법의 모태인 '더 나은 재건' 법안 관련 내용을 모니터링해왔다"면서 "우리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어려운 상황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고 솔직히 협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문제는 법률이 확정된 상태라 완전한 해법을 마련하는 데는 큰 노력이 소요된다"면서 "미국 의회 및 행정부 인사와의 적극 협의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국은 담대한 구상을 통해 우리가 목표한 바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가을에도 양국관계 강화의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한미 간 전략적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개최되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 대해서는 "4년 만에 재가동된다"면서 "북한의 위협을 두고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얼마 전에 미국 국방부 차관보를 만나 한미 간 방산 협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한미 간 국방 상호조달 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방산 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