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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급감·건전 재정 요구에 통일부 예산 500억 감액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2.08.30 10:07 수정 2022.08.30 10:08

"기재부, 현실성 있는 예산 요구"

'민생협력' 예산 대폭 늘었다지만

물가 상승 영향 반영된 결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국회사진취재단

급격하게 줄어든 국내 입국 탈북민과 윤석열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 영향으로 통일부 예산이 감액됐다.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에 따라 외교부·국방부 예산은 증액됐지만, '담대한 구상'을 총괄하는 통일부 예산은 외교안보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삭감됐다.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통일부 예산은 △일반회계(2187억원) △남북협력기금(1조 2334억원) 등 총 1조 4520억원으로 꾸려졌다. 이는 총지출 기준으로 올해(1조 5023억원)보다 503억원 줄어든 것이다.


통일부는 "현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를 반영해 예산은 소폭 감축하면서도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사업을 내실 있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22억원 감액된 일반회계 부문은 북한이탈주민(탈북민) 관련 예산 비중이 워낙 커, 국내 입국 탈북민 급감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반회계에서) 탈북민 관련이 55% 정도를 차지한다"며 "입국 인원이 제일 중요해서 감액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북한의 국경봉쇄 영향으로 탈북민이 줄어듦에 따라 관련 예산 불용액이 컸고, 이에 따라 재정 당국이 '현실성 있는 예산안'을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다른 당국자는 "기재부 협의 과정에서 올해 예산 불용이 컸기 때문에 현실성 있게 (예산을) 잡으라는 요구가 들어왔다"며 탈북민 관련 예산편성 기준인원을 기존 770명에서 550명으로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입국한 탈북민은 63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엔 19명이 한국 땅을 밟았다. 코로나19 여파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매년 1000명 이상의 탈북민이 한국행을 택했던 만큼, 관련 수치가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담대한 구상 뒷받침할 재정적 기반 마련"


통일부는 담대한 구상의 '입구'를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통해 재확인하기도 했다.


관련 예산 규모는 380억원 감액됐지만, 건전 재정 기조를 반영해 '사업비'를 축소했을 뿐 대북 인도적 지원·개발 협력 관련 예산은 대폭 증액됐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통일부는 "식량·비료 등의 대규모 지원, 북한 인프라의 현대화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진전에 따라 담대한 구상의 이행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재정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담대한 구상이 내부적으로 정책화(구체화) 과정에 있다"며 "현재로선 예산 반영에 있어 확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초기 사업' 중심으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과 통일부는 비핵화 초기 단계부터 북한 자원과 남측 식량을 교환할 수 있고,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포함하는 '보건의료' 예산은 약 488억원 증액됐으며, '농축·산림·환경' '인도협력체계 구축' 예산도 각각 약 620억원, 약 5억원 늘었다.


다만 물가 상승 여파가 반영된 만큼, '실질적 증액'으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일례로 또 다른 당국자는 농축·산림·환경 예산 확대와 관련해 "비료 단가 상승으로 인한 증액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쌀 지원을 포함하는 '구호지원' 예산 역시 약 119억원 확대 편성됐지만, 지원 물량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담대한 구상 관련 예산이 "초기 조치로 상정 가능한 사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북한이 비핵화에 호응하고 (남북관계가) 조금 더 발전되면 추가적 재원 투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어떤 규모를 미리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국회, 재정형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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